모자람 때문에

2024-04-21

김명경 시인·수필가·서예가·전 중등교장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숱한 일들을 맞닥뜨리며 산다. 자기도 모를 태어남의 운명에 한탄도 하고 그래서 생과 사의 골목을 오가기도 할 것이다. 누구는 부모를 잘 만나 고생 한 번 하지 않고 호의호식하고 또한 누구는 평생 작업복하고 씨름해도 방 한 칸 못 가지는 신세가 돼 지금의 세상과 결별하는 이도 내 주위를 비롯해 이 지구촌에 태반으로 존재하리라 본다. 그러나 “포기는 제일 마지막에 해도 늦지 않다.”라는 진리대로 마지막에 생의 깃발을 휘날리는 사람도 많이 있지 않으냐? 우린 모자람을 승화시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용기 또한 더 필요로 하는지 모른다.

삶의 길에서 나의 마음을 다 알고 내 뜻대로 충족시켜줄 사람이 과연 이 지구에 몇 사람이나 있겠는가? 내가 쓰러져 있을 때 내 손을 잡아주는 사람 말이다. 갈구하며 흔들리는 나의 모자람에 그 누가 푯대가 되어 나를 곧게 세워줄 사람이란 말인가? 그 인연의 끈이 과연 내게 있을까? 하는 지금의 심중은 나만의 것일 것이다. 지금 나에게 30%의 도움이 필요한데 하는 사업가가 많을 것이다.

이제 시작이지만 끝은 창대하기를 바라는 새 출발에서 내 아들이 이 귀로에 서 있다. 며칠 전 가족 식사를 할 때 나는 많은 것을 묻지 않았다. 표정을 주시하며 조금은 핼쑥한 얼굴이 안쓰럽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혼자만의 속 생각이 있는 것 같은 표정이다. 헬스장을 경영하다 보면 체중 조절이 있다.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대표라는 경험 때문에 앞으로 더 한, 세월이 아들의 인내를 기다릴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의 많은 직업 중에서 하늘이 준 나의 직업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물론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전환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들의 사회사업인 헬스장 운영은 사회 기업의 하나로 발전의 모태가 되리라 나는 본다.

그렇다 열심히 하면 “하늘도 도운다.”라는 진리가 있다. 이제 태어났지만, 나는 그저 지켜볼 뿐이다. 모두가 다 그렇게 보지는 않겠지만 모자람에 약 30%만 누가 더해 주었으면 하는 삶의 현장이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달고 있지는 않나 하고 싶다.

내가 그랬었다. 전셋집을 위해서 그랬고, 아파트 구매를 위해서 그랬고, 개인 주택 구매에서도 약 30%의 모자람이 나를 슬프게 했기 때문에 이 모자람을 더 없이 뇌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조금은 오래된 일이 지금은 되어 있지만 많은 이사가 지금도 나를 집이라는 옛 추억의 그림자로 끌고 가는 것 같다. 지금 아들은 이 모자람 때문에 많이 심려하리라 본다. 그러나 이 사자성어와 같이 자수성가(自手成家)라는 네 글자의 뜻을 먼 훗날 남 앞에서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 사업의 보람이 완벽하리라 난 생각한다.

삶의 터 위에서 일하다 보면 자본만이 아니라 인력 등의 모자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나하나 만지고, 바라보고, 신나게 관리하며 나아가는 시간 속에서 더없이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말이다.

모자람 때문에 그것을 채우기 위해 많은 사회악이 생기는 것을 우리는 매일 매일 뉴스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이 세상에 그렇게 많지 않다. 일하지 않고 아주 쉽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볼 때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우리 조금 모자라도 내일이 있다는 확신으로 지금을 소일하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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