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구단 역사상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시즌에도 불구하고 명문구단으로서 압도적인 상업적 영향력이 재차 확인됐다.
맨유는 17일 발표한 2024-25 회계연도 실적에서 총수입 6억6650만 파운드(1조 2551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고치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 15위에 그치며 1973-74년 강등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스냅드래곤과의 새 유니폼 스폰서 계약, 1억6030만 파운드에 달한 경기 수익이 이를 상쇄했다. 스냅드래곤과의 계약만으로 3억3330만 파운드의 상업 수익을 거두며 리버풀을 다시 앞질렀다.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CEO)는 “도전적인 한 해였음에도 사상 최고 수익을 낸 것은 맨유의 회복력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장기적 성공을 위해 클럽 전반을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맨유는 최근 2년간 직원 수를 1100명에서 700명으로 줄이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논란이 컸지만 재정 유연성을 확보해 선수단 보강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선수단 급여는 챔피언스리그 미출전으로 인해 자동 삭감 조항이 발동되면서 5150만 파운드 줄어 3억1320만 파운드로 감소했다. 또한 에릭 텐 하흐 전 감독과 루드 판 니스텔로이 임시 감독, 댄 애슈워스 기술이사에게 지급한 보상금 등 ‘예외 항목’ 지출이 3660만 파운드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 순손실은 3300만 파운드로, 전년(1억1320만 파운드) 대비 70% 이상 줄었다.
맨유의 장기 부채는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을 인수한 2005년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6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부채는 환율 기준 4억7190만 파운드에 해당한다. 단기 차입금도 전년 3560만 파운드에서 1억6510만 파운드로 증가했다. 이적료 분할 지급에 따른 미지급금도 크게 늘었다. 구단이 발표한 ‘매입 채무 및 기타 지급금’은 5억6460만 파운드로, 1년 전 4억2490만 파운드에서 급증했다. 그럼에도 맨유는 올여름 브렌트퍼드의 브리안 음베우모, 라이프치히의 벤자민 셰슈코, 앤트워프의 세네 라멘스를 영입하며 1억5680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구단은 “팀 재건 의지를 보여주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맨유의 방송 수익은 4890만 파운드 감소했다.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유로파리그에 출전한 결과였고, 이번 시즌에는 아예 유럽 대항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맨유는 2025-26 시즌 회계연도 매출을 6억4000만~6억6000만 파운드로 전망하고 있다. 베라다 CEO는 “비용 절감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재정적 성과 개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경기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한 우선 과제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