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절반이 10대 품목…韓 무역, '편중의 덫'에 갇혔다

2025-09-18

수출국·품목 집중도 세계 최고 수준

기업 맞춤형 지원 통한 질적 확대 요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수출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시장과 품목의 다변화가 핵심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발표한 '한국 수출의 다변화 현황과 수출 지속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수출 집중도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국 및 품목 집중도 지수(HHI)는 각각 918, 520으로 집계됐다. 일본(892, 389), 프랑스(549, 118), 이탈리아(486, 108) 등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HHI는 수치가 낮을수록 수출이 다양하게 구성됐음을 의미한다.

상위 10대 수출품목과 수출국 비중을 봐도 편중 현상은 뚜렷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주요국 중 유일하게 상위 10대 품목 비중이 전체 수출의 절반을 넘었으며, 상위 10대 수출국 비중은 70.8%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변화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9만2385개 수출기업을 분석한 결과, 수출국이나 품목이 1개 늘어날 때 수출 중단 위험은 각각 5.4%, 1.2% 줄었다. 수출 중단은 2년 연속 수출액이 0으로 기록된 경우를 뜻한다.

또한 같은 기간 수출을 이어간 2만275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수출국과 품목이 각각 1개 늘 때 연간 수출액은 7.8%, 1.1% 증가했다. 기업 단위에서도 시장과 품목 포트폴리오가 다양할수록 수출 지속력과 성장성이 강화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수출 지속기간이 5년 이하인 기업 절반 이상이 단일 품목과 단일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에 맞춘 차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중소기업에는 해외 바이어 발굴과 마케팅 지원을, 중견기업에는 연구개발과 현지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특정 시장과 품목 의존을 벗어나 신흥시장과 신산업으로의 전략적 다변화가 절실하다"며 "다변화는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기존 시장에서의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인공지능 확산과 ESG 요구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질적 다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