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뜻 통하는 사람들 손잡자"…'관세전쟁'서 '항미연대'

2025-04-1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뜻과 길이 같은 사람들이 손을 잡고 나아가자”며 미국과의 관세전쟁에서 우군을 넓히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른바 '항미연대'다. 베트남 역시 90일간 유예되긴 했지만, 46%의 상호관세 폭탄을 앞두고 있는 실정에서다.

이날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도착한 시 주석은 1박2일간의 일정에 앞서 베트남공산당 기관지 인민보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는 출로가 없다”며 “다자 무역체제를 수호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며, 개방·협력의 국제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행보를 겨냥한 듯 “세계가 새로운 격동과 변혁기에 진입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대두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뜻과 길이 같은 사람들이 손잡고 나아가자(志同道合携手前行)”는 기고문 제목을 통해 트럼프 관세 등에 대항하는 세력권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은 이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다자무역을 주장하는 공동선언문 발표를 추진하고 있다. 통신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 협상 압박을 받는 나라의 정부 관리들에게 공식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의 한 외교관은 로이터에 "주요 20개국(G20)에 속한 몇몇 국가에도 중국이 공동선언문 동참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서한에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미 정책 비판도 담겼다. 하지만 선언문엔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 보조금, 불공정 경쟁 등 중국에 대한 우려는 반영돼 있지 않다고 한다.

“중국 이익 미국에 바치면 가만있지 않을 것”

중국은 향미연대를 모색하면서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연대'에 참가하는 국가에 대해서도 위협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인 위위안탄톈(玉淵譚天)은 13일 “만일 누구라도 중국의 이익을 갖고 미국에 항복문서로 바친다면 중국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추진하는 대중국 포위망에 동참할 경우 중국이 보복하겠다는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을 제외한 나라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중국의 관세 대응은 중국공산당당 중앙선전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당 지도부는 상무부와 외교부 직원에게 모든 휴가를 취소하고 24시간 휴대전화를 켜두라는 ‘전시태세’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2일 밤 위챗 계정에 “작은 연못인가 광활한 바다인가”라는 2분 분량의 영어 더빙 선전 영상을 만들어 관세의 미국과 중국을 대조하며 매력 공세에 나섰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11일 X(옛 트위터)에 한글로 “중국의 단호한 반격과 강력한 저지가 없었다면 이 90일 유예 기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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