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반도체 관세, 경쟁국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게 적용”

2025-10-29

한·미 양국이 29일 타결한 관세협상의 세부사항은 대미 투자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기로 하고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한 것이 골자다.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 간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게 하고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로 해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를 설정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미 관세협상 세부 내용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김 실장은 “미국과의 관세협상 세부내역에 합의했다”며 “양해각서(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돼 있고, 팩트시트도 양국 간 세부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점으로 “연도별 한도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 그리고 상업성 합리성이란 표현이 제 1조에 아주 명확한 표현으로 MOU에 들어간 것”을 꼽았다.

그는 “상업적 합리성은 사업 심사 시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상업적 합리성 없이 시작하면 아무리 수익배분율이 높게 설정된들 의미가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주 양호한 사업으로 선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초기에 투자금이 더디게 회수되면 양국이 협의해 수익 배분 비율을 고칠 수 있는 조항도 넣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는 지난 7월 말 합의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다. 또 품목 관세 중 의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김 실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의 가장 큰 우려였던 외환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경감했다”며 “투자 약정 실제 조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게 되고,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더욱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원금 회수를 위한 다층적 장치를 마련했다”며 “원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 사업에만 투자하기로 하고 명시하기로 했다”며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선의에 따라 판단하는 투자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20년 내 원리금 전액을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될 경우 ‘5 대 5’로 설정한 수익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도록 했다.

김 실장은 “관세 인하와 발효 구체화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했다”며 “기업의 대미 시장 진출 여건을 개선하고, 특히 아직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인도 등 여타국 대비 유리한 수출환경”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관세 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되며 시장의 불확실성 상당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쌀과 쇠고기를 포함해 농·축산물 시장은 개방 확대 없이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농산물 추가 시장 개방은 철저히 방어했다”며 “농업 분야 추가 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고 검역 절차 양국 협력과 소통 강화 정도로 합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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