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가 알아야 할 ‘사라진 제1의 K뷰티 붐’

2025-06-24

“첫 번째 K뷰티 붐은 왜 사라졌을까요? 우리가 못해서 그런 게 아니었어요. 많은 브랜드가 그때 열심히 나가서 활동했지만 K뷰티붐이 사그라들 때 전문지들은 ‘K뷰티 피로감(K-Beauty Fatigue)’라고 평가했습니다. 너무 많은 브랜드가 비슷한 플레이를했어요. 그러니 사람들이 식상해진 거죠.

지금은 K뷰티가 인기지만, 해외 전문지들이 이런 질문을 해요. ‘이 붐이 오래 갈까요? 이번에도 몇 년 뒤 사그라들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 기회를 최대화하고 싶잖아요, 그러려면 K뷰티 붐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바야흐로 K뷰티의 시대다. 이 흐름은 인디 브랜드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인디 뷰티 브랜드가 20여개 이상일 정도다.

뷰티를 포함해 많은 기업에서는 K컬처에 대한 호감을 기반으로 한 해외의 관심을 극대화해, 글로벌에서 성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전의 실패 경험과 지금 상황을 이해해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K브랜드가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리테일 트렌드 분석기관 ‘김소희 트렌드랩’의 김소희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넥스트커머스 미드이어’ 키노트에서 “지금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 재정의해야 한다”며 “하던 걸 반복하면 K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환경에 대한 이해와 K컬처의 오리지널리티, 그리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금 K뷰티 트렌드의 힘에 대해 ▲K컬처에 대한 호의 ▲디지털 채널 가속화 ▲글로벌라이제이션(문화적 잡식주의) 3가지 요소를 꼽았다. 다만 K컬처에 대한 호의를 제외하면, 다른 국가 브랜드에서도 누릴 수 있는 이점이라는 게 그의 우려다.

김 대표는 브랜드가 다양한 디지털 채널에 대한 정보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패션 도매 플랫폼 ‘주르(Zoor)’는 15개국 1만4000여 브랜드가 입점해 연간 거래액은 3조4000억원을 일으키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주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단순히 잘 알려진 채널 뿐만 아니라 여러 디지털 판매 채널에 대해 브랜드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는 이제야 라이브커머스가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 더우인은 뷰티 섹션이 만들어진 후 브랜드가 직접 입점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신채널의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며, 디지털 채널에 대한 정보력이 밝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에서의 경쟁력과 문화적 잡식주의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각각 상품을 고르는 한국 소비 성향과 달리, 해외에서는 직접 참여하는 흐름이 강하다고 짚었다. 그는 “K퓨드 레스토랑 ‘서울 스파이스’는 원하는 베이스, 단백질, 소스, 조리 방식을 고르게 한다”며 “‘우리의 전통이 아니다’고 말할 필요가 없는 게 문화적 잡식주의 트렌드다”고 말했다. 코치가 올해 1분기 가방에 다는 악세서리가 매출 동력이 된 것도, 개개인이 참여해 개인화가 가능한 소비 성향 때문이라고 닷붙였다.

김 대표는 K컬처가 성장함에 따라 일반화가 시작돼, 한국 브랜드 입장에서 오리지널 K의 이점을 최대한 빠르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현재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순두부는 지난 17년간 일본 시장에서 일본 대기업이 만든 상품이다. 해외에서 K뷰티를 자처하는 브랜드도 현지 창업자가 한국의 ODM/OEM 기업과 협력해 상품을 개발하거나,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따 내세우는 경우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편, 구색, 유통, 지역 등에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뷰티 양대산맥인 에스티로더와 로레알은 모두 150개국에 진출했지만 로레알은 럭셔리, 퍼블릭, 더마, 전문가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반면, 에스티로더는 프레스티지 중심으로 전개한다”며, “두 브랜드의 매출 차이는 이제 3배 가까이 차이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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