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한국·일본과 3자 통화스와프 추진에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통화스와프는 각국 중앙은행이 사전에 합의된 조건에 따라 통화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유동성 공급 및 금융위기 대응 수단으로 활용된다.
보도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기간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를 통화스와프 문제를 논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3국이 오랫동안 3자 협력을 추진해 왔으며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SCMP에 전했다.
다만 협정이 어떤 형태로 체결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CMP는 이번 움직임을 두고 중국이 위안화 국제적 사용을 확대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려는 장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고율 관세로 피해를 입었으며 중국 입장에서 이 두 나라는 4위와 6위 교역 파트너”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9월 말 기준 전 세계 32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다. 총 규모는 4조 5000억 위안에 달한다.
한국과 중국은 2020년 10월 4000억 위안 규모의 5년 만기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는데 이 계약은 이달 만료된다. 한국과 일본은 2023년 12월 100억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스와프를 복원했고, 중국과 일본도 2024년 10월 2000억 위안 규모의 3년 짜리 협정을 맺었다.
SCMP는 인민은행이 3국 통화스와프 추진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판 총재는 지난주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제출한 성명에서 “무역 긴장이 세계 금융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익명 관계자는“앞으로 중앙은행은 통화스와프 협력을 확대하고 중국과 관계가 긴밀한 국가들과의 협력을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SCMP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