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심장은 하루에도 수만 번 뛰며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이 박동이 일정하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느려지는 경우 우리는 이를 부정맥(arrhythmia)이라 부른다.
부정맥은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심각한 경우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대병원 심장내과 정래영 교수와 함께 부정맥의 원인, 종류, 증상, 진단,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부정맥이란?
심장의 정상적인 박동이 불규칙하게 변하는 질환으로 심장 박동이 너무 빠르거나(빈맥), 너무 느리거나(서맥) 또는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될 수도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심장 기능 저하, 실신,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정맥의 원인은 무엇인가?
부정맥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크게 심장 관련 요인, 외부 요인, 기타 요인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심장과 관련된 원인으로는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의 심장 질환과 판막 협착증, 폐쇄부전증 등의 심장 판막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선천성 심장 기형으로 인하여 심장의 구조적 이상을 갖고 있는 분들과 심장 수술의 후유증으로 인해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 장애가 생긴 환자들에게도 부정맥이 발견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인하여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와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심장 박동의 불규칙성이 증가하는 경우, 그리고 칼륨, 마그네슘과 같은 전해질의 불균형으로 심장 전도에 이상이 생긴 경우와 항우울제, 감기약, 일부 항생제 등의 약물에 대한 부작용으로 심장 박동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 경우 등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여겨집니다. 기타 요인으로는 갑상선 항진증 또는 저하증과 노화, 가족력과 같은 유전적 요인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정맥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부정맥은 심장 박동 속도에 따라 크게 빈맥성 부정맥과 서맥성 부정맥으로 구분됩니다. 분당 심박수가 100회 이상인 경우는 빈맥성 부정맥으로 아래와 같은 병변이 나타납니다.
■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심방조동 (Atrial flutter)
-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심방이 불규칙하게 빠르게 뛰는 질환
- 혈액이 정체되면서 혈전이 형성될 위험 증가
- 뇌졸중, 심부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
■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
- 심실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 발생
-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져 혈액 순환 저하
- 지속되면 돌연사의 위험이 있음
■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
- 갑작스러운 빠른 심장 박동이 수 분에서 수 시간 지속
- 젊은 연령층에서도 자주 발생
분당 심박수가 60회 이하인 경우는 서맥성 부정맥으로 아래와 같은 병변이 나타납니다.
■ 동기능부전증후군(Sick sinus syndrome)
- 심장의 박동을 조절하는 동결절 기능 저하
-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지거나 멈춤
■ 방실차단(Atrioventricular block)
- 심장에서 전기 신호가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음
- 3도 방실차단의 경우, 심박수가 매우 느려져 실신 가능성 증가
이외에도 맥박이 불규칙하거나 한 박자씩 빠지는 부정맥도 있습니다.
■ 심실 조기박동
■ 심방 조기박동
▲부정맥의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부정맥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일부는 무증상으로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검사가 필요합니다.
■ 가슴 두근거림: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는 느낌
■ 어지러움, 실신: 혈액 공급 부족으로 인한 현기증 및 의식 소실
■ 숨이 참: 산소 공급 저하로 인한 호흡곤란
■ 피로감, 무기력증: 심장 기능 저하로 인해 전신 피로감 증가
■ 흉통 또는 가슴 압박감: 심박수 이상으로 인한 심장 부담
위 증상을 느낀다면 심장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여러 형태의 치료에 대한 필요성과 진행 계획 등을 상담해야 합니다.

▲부정맥 진단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부정맥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시행됩니다. 심장 박동의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심전도 검사와 하루 동안 심장의 박동을 기록하여 부정맥을 감지할 수 있는 홀터 모니터(24시간 심전도 검사)가 대표적인 검사법입니다. 또한 심장의 구조적 이상과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심장 초음파와 전극 카테터를 이용하여 심장 내 전기 신호를 분석할 수 있는 전기생리학 검사(EPS), 운동 중 심장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운동부하검사 등이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시행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가 심전도 측정기나 스마트 워치등을 이용해서도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부정맥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부정맥의 치료 과정은 질병의 원인과 세부종류에 따라 다르게 진행됩니다. 우선 부정맥 치료에 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에 대한 노력이 함께 필요합니다. 카페인 및 알콜 섭취와 흡연을 줄여 심장 박동 조절이 원활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전해질 균형이 고려된 식단 조절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약물 치료 단계에서는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항부정맥제와 베타 차단제, 혈전을 예방하는 항응고제 등이 사용되기 때문에 심장 전문의와 긴밀하게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술 및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부정맥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를 제거하는 전극도자절제술(카테터 절제술), 심박수를 유지해주는 인공 심박동기 삽입, 심실빈맥 등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을 예방하는 삽입형 제세동기(ICD) 삽입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정맥에 대하여 당부의 말씀을 하신다면?
부정맥은 방치하면 위험할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슴 두근거림이나 어지러움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심장 전문의가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심장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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