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금융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충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활발한 사회활동과 소비를 이어가는 중장년층을 의미한다. 금융업계는 초고령사회 ‘큰손’인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경영연구원이 발간한 ‘향후 30년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 보고서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 성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연령대는 만 55∼69세로, 올해 기준 1954년생부터 1968년생 사이의 베이비붐 세대다. 이들은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여가와 소비를 즐기며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특징이다. 직장에서 퇴직한 뒤 연금과 용돈 등으로 여생을 소극적으로 보내는 ‘실버(silver) 세대’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력은 눈에 띄게 커졌다. 8월 NH농협카드의 ‘소비트렌드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의 카드 이용금액이 전년 대비 7.9% 증가하며 전체 고객 증가율인 4.6%를 웃돌았다. 이용건수도 전체 고객은 2.2%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액티브 시니어는 9.4%나 급증했다.
특히 음식점과 전자상거래 업종에서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음식점은 50대 남성이 한식 위주로 소비했고, 전자상거래는 50대 여성이 온라인쇼핑 위주로 소비했다.
이러한 경향은 액티브 시니어가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외부에서의 소비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액티브 시니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카드 데이터를 통해서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액티브 시니어 맞춤형 금융상품 등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사의 요양산업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액티브 시니어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케어서비스까지 제공하고 나섰다.
정지윤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다른 시장에 비해 액티브 시니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이들의 높아진 구매력과 인구 증가에 힘입어 나타난 결과”라며 “관련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이 명백히 예견됨에 따라 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아영 기자 aa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