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 분실 태블릿 주인 찾아주려다…마약 운반책들 '들통'

2025-03-30

"위법한 증거" 주장했지만…20대 동갑내기들 징역 10년·6년

온라인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가까워진 동갑내기 20대들이 '고액 알바'의 유혹에 넘어가 해외에서 마약을 받아와 국내로 운반했다가 나란히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됐다.

이들의 범행은 잃어버린 '태블릿 PC'을 습득한 역무원이 주인을 찾아주려다가 들통났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기소된 A(28)씨와 B(28)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6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7일 런던으로 가서 3억9천만원 상당의 케타민 약 6㎏을 건네받은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보다 앞선 9월 1일 홀로 출국해 1억9천500만원 상당의 케타민 약 6㎏을 국내로 운반한 혐의도 더해졌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 우연히 알게 됐으며, 나이와 성장한 지역 등이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친분을 쌓았다.

이후 A씨가 지난해 8월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며칠 동안 유럽에 가서 약을 가져오는 일을 해주면 수고비로 400만원을 주고, 숙박비와 항공료 등 경비도 모두 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람의 범행은 A씨가 춘천역에서 잃어버린 태블릿 PC를 역무원이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역무원이 태블릿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연 카카오톡에서 사채, 불법 도박 등과 관련된 내용이 나왔다. A씨가 잃어버리기 전 사용했던 텔레그램 대화 내용에는 마약류 유통 범행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결국 역무원의 신고로 수사가 이뤄지면서 두 사람은 9월 11일 입국 현장에서 체포됐다.

A씨와 B씨는 "잃어버린 태블릿에서 수사기관이 수집한 증거는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적법한 증거 수집이라고 판단했다.

설령 압수 절차에서 절차상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형사사건에서의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이 우선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의 경우 2회에 걸쳐 수입한 마약류 양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추가 범행을 위해 B씨에게 제안하기까지 했으며, 적지 않은 범죄이익을 얻었다"라며 징역 10년을 내렸다.

B씨에게는 수입한 마약류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점과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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