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을사년 뱀띠 해를 맞아 2024년 12월 18일(수)부터 2025년 3월 3일(월)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만사형통萬巳亨通》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뱀에 대한 인간의 복합적인 인식이 담긴 전 세계의 민속문화를 소개한다.
□ 국립민속박물관을 상징하는 띠 전시, 세계의 뱀 관련 문화 소개
국립민속박물관은 2002년부터 해마다 띠 전시를 열어 십이지 동물과 관련된 국내 민속을 소개해 왔다. 이번 을사년 뱀띠 해 특별전에서는 세계민속으로 범위를 확장해 뱀과 관련된 문화와 상징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수집한 뱀 관련 세계민속 자료들을 처음 공개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뱀과 관련한 문화적 상징성을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아프리카 바가족의 신줏단지, 스리랑카 지역의 뱀이 조각된 가면, 멕시코 아즈텍 문명의 캘린더 스톤 등 각국의 뱀 관련 민속 유물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뱀은 모순적이다
뱀을 마주한 인간은 두려웠다. 뱀의 생김새, 일부 뱀의 공격적인 성향 그리고 치명적인 독은 인간에게 본능적 두려움을 갖도록 했다. 인간은 뱀을 두려워하면서도 신성한 존재로 여겨왔다. 뱀이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는 모습과 땅속과 땅 위를 오가는 뱀의 모습을 보며 뱀은 무당이 되기도 하고 신이 되기도 하였다. 뱀에 대한 인간의 모순적인 마음은 특정 지역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뱀은 각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며 ‘천 개의 얼굴’을 가진 문화상징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 생활용품부터 의례 용품까지 뱀은 어디든 있다
뱀은 우리에게 징그럽고, 무섭고, 두려운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십이지신의 하나인 신성한 존재이다. 관람객은 뱀에 대한 인간의 복잡한 마음이 담긴 세계 여러 지역의 문화를 3개의 부로 구성된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1부 <총명한 뱀>에서는 십이지신 가운데 하나인 뱀이 갖는 문화적 의미를 소개한다. 십이지신 가운데 하나인 뱀의 모습이 담긴 그림, 우표, 공예품에서 지혜를 상징했던 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십이지 개념은 민간에 퍼지며 시간과 방위를 나타내는 일상용품에 활용되었다. 남남동쪽을 가리키며 오전 9~11시를 가리켰던 뱀은 해시계, 나침반, 생활용품에 담겼다.
2부 <두려운 뱀>에서는 뱀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과 뱀을 피하고자 했던 인간의 지혜를 조명한다. 뱀은 주로 어리석은 인간을 경고하거나 벌을 주는 존재였다. ‘시왕도(十王圖)’, ‘게발도(揭鉢圖)’ 같은 그림에서는 뱀에게 심판받는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 향으로 뱀을 쫓았던 옛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향갑 노리개’, 불을 붙여 뱀을 쫓았던 ‘미심’ 등의 생활용품에서는 뱀을 피하려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3부 <신성한 뱀>에서는 뱀을 신성한 존재로 숭배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땅속과 땅 위를 오가는 뱀의 모습을 보며 인간은 뱀이 이승과 저승의 서로 다른 두 세상을 오가는 신비로운 존재라 생각했다. 무당이 의례에 사용했던 숟가락, 북 손잡이, 지팡이 등에는 뱀이 조각되어 있다. 또한,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고, 한 번에 여러 개의 알을 낳는 뱀은 생명력과 풍요로움을 상징했다.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에 사용했던 가면, 공예품 등에서 신비로운 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 전시장에서 만사형통의 기운 받아 가세요
전시 끝에는 운세 체험 무인단말기를 운영하여, 을사년 뱀띠 해의 운세를 점칠 수 있다. 체험한 뒤 관람객들은 운세 결과가 담긴 뱀띠 해 부적을 가져갈 수 있다. 배포용 부적에는 전시장 내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뱀 관련 유물을 활용한 일러스트와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문구가 담긴다.
□ “을사년(乙巳年), 만사(巳)형통” 학술강연회 열어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뱀띠 해를 맞이하여 전시개막일인 18일 낮후 1시부터 “을사년(乙巳年), 만사(巳)형통” 학술강연회를 박물관 대강당에서 연다. 뱀의 생태, 띠, 꿈 등 우리 민속문화에 깃든 뱀의 상징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강연회로 뱀띠 특별전 소개와 전시 해설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