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메카코리아가 글로벌 화장품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OGM(Original Global Manufacturing)' 전략을 본격화했다. 기존 OEM·ODM 방식에서 나아가, 판매 국가별 트렌드 분석과 유통구조 대응, 글로벌 법규 검토까지 통합 지원하는 형태로 제조 서비스를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메카코리아는 OGM 전략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의 다양한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주문형 생산' 방식을 넘어서, 제품 개발 초기부터 현지 시장의 트렌드와 규제 요건을 반영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했다.
회사 관계자는 "OGM 전략은 단순 제조를 넘어 고객사의 사업 성과 향상을 지원하는 모델"이라며 "브랜드의 해외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OGM 전략의 필요성은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최근 미국, 유럽,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은 화장품 성분 규제와 제품 인증 기준을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CLP 규정 강화, 미국의 MoCRA(화장품 규제 현대화법) 시행, 중국의 NMPA 등록 심사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현지 법규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수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메카코리아가 '글로벌 맞춤형 제조'라는 개념을 내세운 것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생산 체계의 혁신도 뒷받침됐다. 코스메카코리아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CPS(Cosmecca Production System)를 통해 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주문형 생산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POP(Point of Production) 등 스마트 공정 관리 기법을 적용해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 납기를 단축했으며,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CPS 도입은 특히 글로벌 브랜드들의 고사양 주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 역시 강화됐다. 코스메카코리아는 한국 본사를 거점으로 미국 뉴저지의 잉글우드랩, 중국 저장성 평호공장을 운영하며 3개국 생산 체제를 갖췄다. 미국 법인은 OTC(Over-the-Counter) 의약외품 생산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공장은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글로벌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지역별 고객 요구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글로벌 생산 거점을 구축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지난해 기준 내수 매출 비중은 87.9%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가 지연될 경우, 장기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는 브랜드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각국 규제 요건과 품질 기준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해외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현지 시장 대응력이 중장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코스메카코리아는 OGM 전략과 생산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 대응 체계와 생산 경쟁력을 갖췄지만 이를 실제 글로벌 수주 확대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특히 미국,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고객사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늘릴 수 있느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