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한옥의 현판이나 사찰의 주련을 새기는 사람입니다. 생업이 아닌 한 시민으로서 전주를 알리는 방법을 찾다 문화유산을 목판에 새기는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내 전주향교 앞에서 백산목공방을 운영하는 양청문 작가의 12번째 개인전 ‘목판에 새긴 전주문화유산전’이 전주현대미술관에서 30일까지 열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풍남문, 객사, 남고산성, 전주향교 대성전, 천양정, 오목대, 전동성당, 한벽당, 전주서문교회 종각 등의 문화유산과 함께 국립무형유산원, 강암서예관, 교동미술관, 하양집, 한국전통문화전당 등 전주를 대표할만한 문화시설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들 공간을 날카로운 조각칼과 망치로 한땀 한땀 새겨 목판을 만든 뒤 이를 한지에 찍은 목판화를 선보이는 자리다.

양청문 작가는 판화가라기 보다는 서각을 하는 사람이다. 청와대 춘추관 뒤 백악정이나 전주동헌, 전주전통술박물관 등의 현판이나 완주 송광사 범종각 주련 등이 모두 작가의 작품이다. 상업적으로 현판이나 주련을 주문생산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예술적 영역을 스스로 개척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목공방이 전주향교 앞이라는 특수한 곳에 있다보니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았고, 그들에게 전주를 알리는 방법을 고민하다 전주를 대표하는 공간들을 하나 둘 새기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전시를 열게 된 이유가 됐다.
양청문 작가는 “공방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전주문화유산이 새겨진 판화를 건네면 다들 좋아하는 모습이 기분좋아 여기까지 오게 됐다”면서 “현재 윤봉길, 김구,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목판에 새기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내년 광복절 즈음에 100명을 채워 다시 전시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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