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기자페이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MBK의 진심, 홈플러스 회생일까? 먹튀일까?’ 토론회 개최 청문회 통해 책임 규명 필요성 강조...피해자 증언 잇달아 홈플러스 매각 관련 불확실성 우려도 제기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가 5개월째 답보 상태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먹튀식 경영’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피해자 보호와 사모펀드 규제 입법,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민병덕)는 지난 1일 국회에서 ‘MBK의 진심, 홈플러스 회생일까? 먹튀일까?’를 주제로 제2차 연속토론회를 열었다고 2일 밝혔다.
민병덕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가 노동자와 서민 생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 사회적 문제”라며 “MBK는 인수 후 10년 동안 점포를 141개에서 126개로 줄이고 부채비율을 1,408%까지 끌어올렸다. 남긴 것은 부채와 불안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M&A 논의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홈플러스 노동자, 입점업체, 납품업체, 전단채 피해자들의 삶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청문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피해자들의 절박한 증언도 이어졌다.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점주 비상대책협의회 회장은 “기업회생 신청으로 4천600여 입점업체가 대금을 제때 받지 못했고 일부 점주는 인건비와 납품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 대출까지 떠안았다”며 “국회 청문회가 정권 교체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MBK의 무책임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의환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전단채 피해자의 80~90%는 1억~3억원 미만의 노후·생계자금을 투자한 서민들”이라며 “김병주 회장과 MBK는 우량 자산을 팔아 막대한 수익을 챙긴 뒤 부채와 피해자만 남겼다. 기업회생 직전까지 고위험 전단채를 발행해 투자자를 속였고, 책임 있는 사과와 실질적인 보상 없이는 회생 논의 자체가 공허하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청문회 필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와 김병주의 책임을 묻기 위해 반드시 청문회를 열고,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는 지난 3월 18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MBK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지만, 여야 조율이 지연되며 개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당시 강민국 국민의힘 간사는 “검은머리 외국인인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며 “국회 출석과 책임 규명을 위해 청문회는 물론 필요하다면 국정조사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우려됐다. MBK는 약 2조5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포기하고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담보 부채를 고려할 경우 실매각가는 1조원대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9월 말까지 통매각이 무산되면 쪼개기 매각이나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 경우 입점업체와 노동자, 투자자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는 “9월 말이 마지노선이며, 통매각이 어려우면 분할 매각이나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 안수용 지부장도 “9월까지 우선 인수자가 나오지 않으면 쪼개기 매각이나 청산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병덕 위원장은 “을지로위원회와 국회는 더 이상 MBK식 먹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홈플러스 사태 해결과 제2, 제3의 피해를 막기 위해 청문회와 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