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항공청, 스페이스X 요청 허가
내년 ‘옵티머스’ 태워 화성 착륙 시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발사체 ‘스타십’ 발사 횟수가 연간 최대 5회에서 25회로 대폭 늘어난다. 현재 시험발사 단계인 스타십의 기술적 완성도를 신속히 높여 화성에 사람을 조속히 보내려는 머스크의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 규제 기관인 연방항공청(FAA)은 6일(현지시간) 스타십 발사 횟수 증가와 스페이스X 소유 발사장 인근의 환경 변화 가능성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FAA는 연간 최대 발사 횟수를 현재 5회에서 25회로 늘려달라는 스페이스X의 요청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을 우주로 올리기 위해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에서 ‘스타베이스 발사장’을 운영하고 있다.
FAA는 보고서에서 “스타십 발사·착륙 횟수 증가가 (발사장 인근) 환경의 질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험발사가 진행 중인 스타십은 2023년부터 총 8회 우주를 향해 떠났다. 그동안 발사장 인근에서 나타나는 소음 등 주변 자연 훼손 가능성에 대한 환경 단체들의 반발이 제기돼 왔다.
스타십은 지금까지 인류가 만든 발사체 가운데 가장 크다. 1단 로켓(슈퍼헤비)과 2단 로켓(스타십 우주선)이 연립주택처럼 수직으로 쌓여 있는데, 총 길이가 123m에 이른다. 탑승 가능 인원은 100명이다. 지금까지 어느 국가나 기업에서도 사람이 한꺼번에 10명 이상 타는 우주선을 만든 적이 없다.
연 발사 횟수가 5회에서 25회로 크게 늘어나면서 스타십 상용화에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험 발사 횟수가 지금보다 빠르게 누적되면 스타십의 기술적 미비점도 빨리 찾을 수 있다. 사람을 태우고 지구와 화성을 일상적으로 오가는 ‘우주 버스’가 되겠다는 스타십의 개발 목표가 조속히 실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타십 발사 횟수 증가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2026회계연도 예산안 흐름과도 맞물리는 의미가 있다. NASA는 총 10억달러(약 1조3900억원)를 화성 유인 프로그램에 쓰도록 신규 배정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올해 초부터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은 머스크의 영향력이 스타십 발사 횟수 증가, NASA의 화성 예산 배정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미국 과학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월 엑스를 통해 “스타십에 내년 말 ‘옵티머스(인간 형태의 2족보행 로봇)’를 실어 화성에 보낼 것”이라며 “이때 착륙이 잘 이뤄질 경우 이르면 2029년 유인 착륙이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스타십을 이용해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