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 ‘한 수’ 통했나…유통 4사 ‘버거’ 경쟁

2024-09-30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현대백화점이 미국서 들여온 ‘버거’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롯데와 신세계, 한화갤러리아까지 유통 대기업 4개사가 버거 경쟁을 하게 됐다. 가맹사업 여부 등 운영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업계는 각 브랜드별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30일 미국 캐주얼 수제버거 브랜드 ‘재거스(JAGGERS)’의 글로벌 1호점을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USAG 험프리스)에 열었다. 재거스가 미국 이외 국가에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설립된 재거스는 미국 스테이크 전문 브랜드 ‘텍사스 로드하우스(Taxas Roadhouse)’의 창업자 켄트 테일러(Kent Taylor)가 만든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다. 인디애나·켄터키·노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남부와 중동부 주를 중심으로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모든 비프버거에 소고기 패티가 두 장씩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재거스 험프리스점의 대표 메뉴는 ‘크레이지 굿 치즈버거’로 판매가는 약 1만3100원이다. ‘스파이시 크리스피 치킨 샌드위치’(9200원)의 경우 5300원 가량을 추가하면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포함한 세트 메뉴로 제공한다. 검은콩과 퀴노아를 활용해 패티를 만든 ‘블랙빈 베지 버거’ 등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있다. 치킨 텐더를 한 번에 최대 100조각까지 주문 가능한 ‘텐더 팩’ 등 재거스만의 메뉴도 국내에 그대로 선보인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더블 패티에 수제 조리 방식임에도 국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유사한 메뉴보다 가격은 10%가량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1호 매장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펴 국내 추가 매장 오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2016년 SPC그룹의 ‘쉐이크쉑’, 2022년 다이닝브랜즈그룹(옛 BHC그룹)의 ‘슈퍼두퍼’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가 연달아 상륙하면서 국내 버거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불황에 고물가로 외식 소비 침체가 우려되자 ‘프리미엄 버거’ 열풍도 식는 듯 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푸드는 가격대가 다소 높았던 미국 수제버거 ‘쟈니로켓’을 접고, 2019년부터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이나 양) 좋은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GRS는 1979년 국내 최초 버거 프랜차이즈로 시작한 ‘롯데리아’를 꾸준히 육성 중이다. 가성비 콘셉트로 잘 알려진 롯데리아는 가맹점 포함 국내 점포 수 1위다.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 주도로 국내에 들어온 ‘파이브가이즈’가 히트를 치면서 현대백화점그룹도 고급 수제버거를 재조명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파이브가이즈 매장 4곳은 1년 여 만에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안에 이름을 올렸다. 성과에 힘입어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는 파이브가이즈의 일본 진출도 주도적으로 추진한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첫 점포 개점을 시작으로 향후 7년 간 도쿄를 포함한 일본 곳곳에 20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열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재거스 출점 관련 “미국 본사에 조리 인력을 파견해 두 달간 전문 교육을 이수하고, 모든 재료를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사용하는 등 노력을 통해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며 “앞으로도 특색 있는 글로벌 외식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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