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요안나 사건 진상 규명 의지 있나?···국회 현안 질의에 증인 대거 불참, 유족은 분통

2025-04-18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지난해 9월 숨진 고(故) 오요안나 전 MBC 기상캐스터의 어머니가 국회에서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아직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는 MBC 측은 이날 핵심 증인도 다수 불참했다.

18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오 전 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에 대한 현안질의가 열렸다. 증인으로 출석한 오 전 캐스터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딸의 죽음이) 정쟁화되는 걸 원치 않다”면서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망정 당 싸움으로 딸의 이름이 안좋게 거론되는 것이 싫다”고 하소연했다.

장씨는 “딸은 착하고 순수한 아이였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바랄 게 없다”면서 “진실을 규명해주기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든 의원들께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장씨는 MBC가 진상 규명에 소극적이며 유족에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 MBC가 우리에게 ‘준동’이라는 말을 해 상처를 받았고, 제대로 사과한 것도 없다”면서 “국회에서 부장이라는 분이 사과를 하긴 했지만 우리는 오히려 더 외롭고 혼자 싸우는 느낌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씨는 “딸이 어디선가 울고 있지 않을까,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조차 잘 수 없다”면서 “딸이 편하게 쉴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현안질의에서 국회가 출석을 요구한 MBC측 증인이 대거 불참했다. 유족 측 증인으로 장씨와 외삼촌이 나왔으며, MBC측 증인으로는 박미나 경영본부장과 강명일 MBC 노동조합(‘제3노조’)만 출석했을 뿐 현인아 기상팀장과 박범수 보도국장 등 핵심 관계자들은 불참했다.

제33대 MBC 사장을 역임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MBC측 증인들이 전원 불참함으로써 진상 규명의 길은 사실상 어려워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유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려는 노력을 단 한 치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은 “오늘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간사와의 협의를 거쳐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방위는 오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오 전 캐스터 사건과 관련해 청문회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 사망한 오요안나의 유서 등이 지난 1월 발견되면서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인의 유서에는 MBC에 선 입사한 선배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MBC는 지난 2월 오요안나 사망과 관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가능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를 마치겠다고 했지만 아직 조사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MBC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 중이다. 이달 4일까지 수사 기한이었지만 6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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