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런던, 상해…'미술 女風'이 분다

2024-07-07

세계 미술계에서 한국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이미 양혜규 등 선배 작가들은 미국, 유럽 등 미술의 본거지에서 거물급 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올해 하반기에는 30~40대 작가들이 글로벌 갤러리에서 전시 소식을 전하며 또 다른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1989년생 여성 작가 전현선은 올해 9월 독일 갤러리 에스더 쉬퍼에서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와 함께 전시를 진행한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에스더 쉬퍼의 전시 공간은 메인 전시장과 ‘닛시(niche)’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성 공간으로 구분되는데, 항상 두 공간에서 동시에 전시를 개막한다. 에스더 쉬퍼는 “이번 전시에서는 메인 공간을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우고 론디노네가, 닛시 공간을 전현선이 꾸밀 예정”이라고 밝혔다.

35년 역사를 지닌 에스더 쉬퍼는 지난 2022년 서울에 지점을 낸 이후 적극적으로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한국과 베를린에서 동시에 개최한 한국 작가 단체전에서 반응이 좋았던 전현선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8월 24일까지 베를린에서 열리는 단체전에서는 극단적인 검은색 배경에 사실적 회화를 구현하는 이진주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진주 역시 올해 10월 20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중국 상해의 대표 미술관 유즈 뮤지엄에서 개인전을 연다.

오스트리아 대표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런던 지점에서는 오는 11월 1987년생 여성 작가 정희민의 개인전이 열린다. 정희민은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와 조각으로 변환해 물질의 잠재성을 탐구하는 작가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통해 매체의 질료성을 연구한다. 타데우스로팍 역시 지난 2023년 정희민과 한국계 캐나다 작가 제이디차 등과 전속 계약 체결 소식을 전하며 미술계 안팎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처럼 30~40대 국내 여성 작가들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이미 해외에서 활약하며 기반을 닦아온 선배 여성 작가들의 역할이 크다. 이들은 남성·단색화 일색인 국내 미술 시장을 벗어나 다양한 실험 작품으로 해외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일부는 학술적 연구의 대상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50대 여성 작가 양혜규가 대표적이다. 양혜규는 지난해 독일, 영국 등의 매체가 선정한 ‘주요 미술계 인사 100인’에 연이어 이름을 올릴 정도로 해외 무대에서 인지도가 높다. 지난 2022~2023년에는 핀란드, 덴마크, 일본,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오는 10월 9일부터 영국 헤이워드 갤러리에서는 작가의 예술적 발전을 이끈 결정적 계기인 ‘사동 30번지’를 18년 만에 재해석하는 개인전을 개최한다.

세계 5대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에는 올해 9월부터 내년 5월까지 한국의 대표 설치미술가 이불의 작품이 건물 정면에 걸린다. 메트는 지난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40년에 걸쳐 작품을 이어온 이불은 동시대 최고의 한국 현대미술가이며 창의적인 기술 혁신과 기술적인 전문성을 작품에 통합시키는 작가”로 이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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