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문수, 너만 잘났냐?” 75억 더 따낸 ‘독종 김결식’ ⑩

2025-06-01

6·3 대선주자 탐구

대선주자 탐구-김문수⑩

1999년 국회 귀빈식당. 머리를 맞대고 뭔가를 논의하던 세 명의 남성은 갑자기 문을 박차고 들어온 난입자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 자리는 은밀한 공간이었다. 아니 은밀한 공간이어야 했다. 추가경정예산 금액과 항목을 놓고 마지막 ‘주고받기’가 이뤄지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공간의 점유자들이 각 당을 대표하는 원내총무였던 것도 그래서였다. 난데없이 문을 박차고 들어가 고위급 회담의 평온을 깨뜨린 이는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이하 경칭 생략)이었다.

김 의원, 당신 계수조정 소위원회 소속이잖아. 거기서 해결할 것이지 왜 여기 와서 이러는 거야?

원내총무들이 핏대를 올렸다. 하지만 김문수는 굴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보다 더 크게 소리쳤다.

아이들이 밥을 굶고 있는데 나라가 책임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집니까?

때는 외환위기 직후였다.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졌고 가장들은 줄줄이 직장과 월급을 잃었다. 그들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존심을 내던지고 허리를 굽히면서 애걸하고 다녔다.

아이들은 더 힘들었다. 영문도 모른 채 정든 집에서 쫓겨나 월세방을 전전해야 했고, 정도가 심한 경우 점심 도시락도 싸 가지 못했다. 점심시간마다 배를 움켜쥔 채 눈물을 훔쳐야 했던 아이들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이던 김문수가 주목했다.

보좌진이 딱하다는 듯 그의 의문에 답했다.

의원님, 뻔하죠. 애들은 투표권이 없잖아요? 표가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 누가 발 벗고 나서려고 하겠어요?

김문수는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고깃근은 고사하고 곡물조차 없어 멀건 갱죽으로 연명하던 그였다. 그는 당장 실태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결식아동이 15만 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수치를 받아들었다. 그는 팔을 걷어붙였다. 결식아동 지원 예산 증액을 위한 투쟁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김문수 후보가 당시 그 문제에 사활을 걸고 매달렸어요. 그래서 어떤 별명을 얻었는지 알아요?

당시 그의 보좌관이었던 차명진 전 의원이 취재진에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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