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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발주부터 시공 후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철도 인프라 건설 관련 전생애주기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 기술로 구현됐다.
시스템은 여러 철도 인프라 사업 참여자의 협업을 위한 폭넓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우리 실정에 맞춰 외산 시스템에 의존할 필요도 없앴다.
3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따르면 박영곤 첨단궤도토목본부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건설정보모델링(BIM) 기반 통합운영시스템'을 개발·구축했다.
BIM은 인프라의 3차원 형상과 함께 속성, 건설재 관련 다양한 정보를 다룬다. 입체 모양은 어떤지, 철근은 얼마나 들어갔는지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2차원 컴퓨터 지원 설계(CAD) 도면을 활용하던 기존보다 발전된 기술이다. 문제가 어느 지점에서 발생했는지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BIM은 본래 일반 건축 기술에서 비롯됐다. 철도의 경우 레일과 같이 철도에만 존재하는 요소가 적잖은 탓에 특화된 BIM 구현이 필수다.
외산 철도용 BIM 시스템이 있지만 해당 기업 클라우드를 거쳐야 해 보안 문제가 있었다. 우리나라 현장 상황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에 국산화가 화두가 됐고 연구진은 건설 발주, 계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 모두 내부에서 통합 운영할 수 있게 '큰 그림'을 그려 시스템을 꾸렸다.
전자 납품, 성과품 전산 관리가 가능하고 시스템 안에서 인프라 모델링 정보 관리가 단일화됐다. 모든 참여자가 편리하게 업무에 임할 수 있다.
이전에는 운영 생애주기가 단절된 탓에 CAD 도면이 분실되는 등 유지관리 기업이 업무에 애를 먹는 일이 적잖았는데, 이런 일을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스템 내에서 여러 참여자의 진행과정을 한 눈에 살펴보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철도연은 BIM 라이브러리도 구현했다. 정형화된 철도 객체를 업로드해 설계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미 월곶 판교선 1, 6공구 건설에 적용돼 실증이 진행 중인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BIM 적용에 따른 생애주기 성과 측정 결과 투자 비용과 기여도를 고려한 통합 효용은 약 164%로 나타났다.
박영곤 본부장은 “철도 인프라 생애전주기 관리에 커다란 편익을 가져올 시스템을 우리 실정에 맞춰 이룬 것이 큰 의미를 지닌다”며 “지자체 교통공사에서도 이용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