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 휴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러시아는 아무런 응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복을 입은 채 격전지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의 군부대를 방문해 “번개처럼 전진해 우크라이나 군대로부터 나머지 지역을 빠르게 탈환하라”고 명령했다고 13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영방송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녹색 군복을 입고 쿠르스크의 러시아군 전투 사령부를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책상에 지도를 펼쳐놓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보고를 받았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했던 쿠르스크 영토에서 86%이상을 수복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빠르게 지역을 탈환하라고 요구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포로로 잡은 우크라이나군을 “테러리스트”로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임무는 근미래에 가능한 가장 빠르게 쿠르스크 지역에 숨어 있고 여전히 싸우고 있는 적을 격파하고, 쿠르스크 지역의 영토를 완전히 해방하고, 국경선을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국경을 따라 안보 구역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러시아 서남부에 위치한 접경지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기습으로 일부 영토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된 상태였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기습 후 처음이다.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푸틴 대통령이 당초 주재하려던 정부 경제 회의를 업무 일정상 연기했다고 밝혔다. 쿠르스크 방문이 예정에 없던 돌발 일정이었던 셈이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30일 휴전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이날 푸틴 대통령한테 쿠르스크 현황을 보고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미래 협상에서 쿠르스크를 협상 '칩'으로 사용하려던 계획은 실패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