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으면 아예 시동 못건다… 英 “신차에 음주측정장치 의무화 하자”

영국 운전자들의 대부분이 신차에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장치 '알코락(Alcolock)'을 도입하는 방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자동차협회(RAC)가 운전면허 소지자 239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알코락이 음주운전 예방 효과가 높다고 평가했다.

알코락은 운전자가 시동을 걸기 전 호흡을 통해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고, 기준을 넘으면 차량 시동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영국에서는 적발된 음주·약물운전 사례 가운데 17%가 재범자일 만큼 반복 범죄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는 운전자 10명 중 1명이 음주상태 운전 경험을 인정했으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증가 중이다. 연령대별로는 25세 미만의 18%, 25~44세의 14%가 음주운전 경험을 밝히는 등 젊은 층 비율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로드 데니스 RAC 대변인은 “현재의 처벌 방식만으로는 음주운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법원이 알코락 설치를 의무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교통부 통계에서는 2023년 음주운전으로 260명이 사망하고 1600명 이상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핀란드, 벨기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알코락 의무 사용 제도를 시행 중이다. 대부분은 음주운전 적발 후 일정 기간 운전금지를 부과하고 다시 운전을 허용할 때 약 1년간 장치 사용을 강제한다. 또한 EU는 2024년 7월부터 모든 신차가 알코락 장착이 가능하도록 사전 설계를 의무화했다.

영국 역시 조만간 발표될 도로안전전략(Road Safety Strategy)에 이와 같은 조치가 포함될 전망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