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가격 공세 속 초대형 TV 시장 재편 대응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가전 기업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니(Mini) LE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내는 중국 기업에 대응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RGB LED 칩 크기를 100㎛ 이하로 줄인 '마이크로 RGB TV' 115형을 공개했다. 기존 LCD와 RGB(적·녹·청) 미니 LED TV 대비 LED 소자 크기를 한층 더 줄여 색 정확도와 명암비를 크게 개선했다. 이를 통해 색 재현력이 약 135%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백라이트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시장에선 해당 기술이 OLED의 번인과 수명 한계를 보완하면서도, LCD의 대중성을 이어갈 수 있는 포지션을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아직 시제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최근 리뉴얼한 강남본점 플래그십 스토어에 대형 마이크로 LED TV를 전시했다. 소비자 체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상용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선 국내 기업의 이 같은 행보가 중국산 OLED와 저가 LCD 공세에 맞선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은 과거 저가형 TV 이미지를 벗고 미니 LED 같은 프리미엄 기술을 앞세워 고급 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출하량을 단기간에 확대하는 동시에 기술 고도화를 통해 브랜드 인식 개선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맞서 국내 기업들은 마이크로 LED라는 새로운 카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방어와 기술 리더십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는 대량 양산 공정과 높은 가격대 등 여전히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지만,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OLED와 Mini LED 사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삼성·LG의 발 빠른 대응은 시장 지위를 지키는 동시에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