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바, 디트로이트, 도쿄와 더불어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리는 ‘IAA 모빌리티 2025’가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대규모로 열리는 자동차 관련 국제 전시회인 만큼 열기가 뜨겁다. 직전 행사인 2023년의 600여개보다 많은 750여개 업체가 뮌헨 메세 컨벤션센터에 모여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오는 14일까지 580㎡ 규모의 부스를 꾸리고 모두 7종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9일에는 전용 전기차(EV)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소형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실속을 강조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와 골목이 많은 유럽의 도로 사정을 고려해 편안한 주행 성능을 강조한 크로스오버(CUV) 형태의 전기차로, 유럽을 겨냥해 만든 전략형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제품군 확대를 통해 유럽 시장의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나아가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유럽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한 10만6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역대 최단기간 전기차 1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유럽 전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25.9%)보다 높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와 기아 EV3, EV4 등 도심 주행에 적합한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워 올해 최초로 전기차 2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은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이다. 유럽 시장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은 BYD(비야디), 지리, 체리자동차 등 자국 업체들이 사실상 장악한 상태이고, 미국 시장은 이달 말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는 등 당분간 내연기관차로의 회귀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인 일본의 자동차 관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으로 조만간 15%로 내려갈 것으로 점쳐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25% 관세가 붙어 있는 것도 국내 완성차 업계엔 부담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의 본진인 독일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현대차·기아와 포화 상태에 다다른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샤오펑, 립모터, 리오토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을 앞세워 대거 모이는 배경이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 대표 완성차 브랜드들도 이에 맞서 전동화 전략과 신차를 공개하며 안방 사수에 나선다.
글로벌 리서치·컨설팅 기업 가트너의 페드로 파체코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는 “올해 행사는 첨단 자율주행 기술, 획기적인 전기차 주행거리 등을 앞세운 중국 완성차·배터리 업계에 맞서, 전통 강자이면서도 그간 전동화 지연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거듭해온 유럽 완성차 기업들이 대대적 반격에 나서는 구도가 될 것”이라며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이 화두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