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에 여러 번 물린 듯 보이는 붉은 상처의 정체가 사실은 ‘빈대’일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해외 이동 증가로 빈대 출몰이 국내외에서 급증하면서 일상 속 해충 위협이 현실적인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모기와 다르다…‘이른 새벽’ 줄지어 물린다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 감염병연구센터에 따르면 빈대는 성충 기준 5~6mm 크기의 납작한 타원형 곤충으로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사람의 피를 빨아 생존하는 불쾌 해충이다.
낮에는 침대 매트리스, 침대 프레임, 벽 틈, 가구 뒤에 숨어 있다가 이른 새벽(3~4시) 주로 활동하며 노출된 피부를 문다. 한 번에 약 10분간 자기 몸무게의 최대 6배에 달하는 피를 흡혈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린 자국은 보통 일렬 또는 일정한 간격의 붉은 반점으로 나타나며 가려움증은 빠르면 1시간, 늦으면 2주 뒤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1~2주 내 회복되지만 드물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드문 해충 아니다…‘온화한 겨울' 속 빈대 위협

최근 국내외에서 빈대 출몰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와 해외 이동 증가가 맞물리며 빈대가 더 이상 드문 해충이 아닌 일상적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가 자체 수집한 빈대 모니터링 지수에 따르면 2010년 100이었던 지수는 2023년 1621까지 치솟았다. 약 10여 년 만에 빈대 출몰이 1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증가세는 뚜렷하다. 지수는 2011년 175에서 2013년 208, 2015년 317로 완만하게 상승한 뒤 2017년에는 706으로 급증했고, 2019년에는 1531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1년 1208로 잠시 낮아졌지만 2023년 다시 1621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스코 과학연구소는 빈대 증가가 국내외 출입국자 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외여행과 교류가 늘어날수록 빈대가 함께 유입될 가능성도 커진다는 의미다.
빈대 확산의 또 다른 배경은 기온 상승이다. 과거에는 추운 겨울철 자연 폐사로 개체 수가 줄었지만, 최근에는 온화한 겨울이 이어지며 빈대가 한겨울에도 생존·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빈대 문제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2017~2022년 사이 전체 가구의 약 11%에서 빈대 출현이 보고됐고, 2023년 파리의 한 영화관에서 빈대가 발견된 이후 주택·기차·학교·병원으로까지 확산됐다. 영국 역시 2023년 빈대 출현이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 “모기 물린 줄 알았는데”...이렇게 확인해야
시민건강국은 빈대 의심 시 침대 중심으로 단계적 점검을 권고한다. 침대 → 침대 주변 가구 → 바닥·걸레받이 → 벽 틈·콘센트 → 천장·커튼 레일까지 발견 범위가 넓을수록 심각 단계로 본다.
예방을 위해서는 빈대가 의심되는 물품을 실내로 들이지 말 것, 중고 가구 구매 시 틈새·얼룩·배설물 흔적 확인, 여행 후 짐은 고온 건조 또는 밀봉 보관, 침대·바닥에 여행 가방을 바로 두지 말 것 등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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