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마약을 제조해 시중 유통가보다 1/6가량 싸게 판매하던 일당이 붙잡혔다. 국내에서 직접 마약을 제조한 판매한 사례는 아주 이례적이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독일에서 신종 마약류 가루인 ‘메스케치논’을 수입해 직접 색소를 섞어서 알약 형태로 마약을 만들어 국내 유통한 일당 27명을 검거하고 9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판매가격 1/6 낮춘 신종 마약 일당 검거
메스케치논은 항우울제로 사용되던 의약품이었으나 부작용이 심각해 1995년 미국에서 사용이 중단됐다. 이후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점을 이용해 마약류로 유통되자 유엔은 2023년 신종 마약류로 지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 제조책 2명은 독일에서 메스케치논을 판 이들에게 마약 제조 방법을 배웠다. 이어 경기도 파주 한 야산에 제조 공장을 차려놓고 메스케치논과 색소를 혼합기로 장시간 섞은 뒤 타정기로 알약을 찍어냈다. 이들이 제조한 1만 알 가운데 6000알이 텔레그램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됐다. 마약 1알 가격은 3만원 정도로 시중 가격(1알 20만원)의 1/6 수준이다. 이들이 유통한 6000알 가격은 총 1억8000만원에 달한다.
서상태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장은 “일당은 원료를 수입해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다 보니 판매 가격을 1/6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던 것”이라며 “국내에서 마약류를 직접 제조해서 유통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25만명 동시 투약 가능한 합성대마 15ℓ 제조…경찰 10ℓ 압수
이들 일당은 알약 마약류뿐 아니라 합성대마 원료물질에 전자담배 액상을 섞은 합성대마 15ℓ를 제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15ℓ는 25만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이다.
경찰은 이들이 제조한 합성 대마 15ℓ 가운데 10ℓ와 메스케치논 4000알(11.57kg)을 압수했다. 시가 77억 상당에 이른다.
이들이 제조한 마약류는 판매책들이 운영 중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거래됐다고 한다. 구매자들은 가상 화폐를 입금하면 판매책이 알려준 위치에 가서 마약을 찾아 왔다고 한다. 서 대장은 “마약 구매자를 검거해 이들 휴대전화 정보와 CCTV 2500개를 분석해 판매책과 배달책을 특정해 27명을 검거했다”며 “마약류 범죄는 2차 범죄로 사회 안전까지 위협하는 중대 범죄에 해당하므로 마약류 범죄 목격 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