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일의 수소전기승용차인 현대차 넥쏘가 월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차나 전기차보다 판매 규모는 작지만, 인프라 한계를 고려하면 ‘조용한 약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디 올 뉴 넥쏘’는 지난 6월 출시 이후 9월까지 4개월간 총 3493대가 판매됐다. 7월 1001대, 8월 1203대, 9월 1289대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넥쏘가 월 1000대 이상 팔린 것은 2022년 11월(1096대)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구형 넥쏘의 출시 첫해(2018년) 연간 판매량 727대도 넘어섰다.
크게 개선된 상품성이 판매량 호조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넥쏘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720㎞로, 구형(609㎞) 대비 18.2% 늘었다. 모터 출력은 150㎾로 향상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9.54초에서 7.8초로 단축됐다. 투싼과 싼타페를 섞은 듯한 모호한 디자인의 구형과 달리 현대차의 첫 모델 ‘포니’를 모티브로 한 독창적 외관으로 완성도도 높아졌다.
수소전기차 보조금도 주효했다. 넥쏘 기본트림(익스클루시브) 가격은 7643만원(옵션 미포함)인데 서울 기준 보조금 2950만원(국가 2250만원 + 지자체 700만원)을 적용하면 4703만원에 살 수 있다. 경북 포항, 전남 여수 등 보조금(3750만원)이 가장 많은 지역에서는 3893만원까지 실구매가가 떨어진다.
체급이 비슷한 투싼 하이브리드(3270만원), 싼타페 하이브리드(3964만원) 사이 가격대라 패밀리카 수요도 적지 않다. 보조금을 적용한 실구매가가 4293만원(서울 기준)인 기아 EV5에도 가격경쟁력이 밀리지 않는다.

넥쏘는 울산공장에서 연간 1만5000대가량 생산된다. 월평균 1250대 수준인데, 올해 생산물량은 이미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지금 계약하면 내년 상반기에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수소차 보조금이 소진돼 지금 계약해도 인도 시점은 내년 2월 이후로 밀릴 수 있다.
다만 충전소 부족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14일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는 231개에 불과해 전기차 충전기(약 43만기)에 한참 못 미친다. 서울의 경우 누적 등록된 수소전기차가 3376대인데 충전소는 9곳뿐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넥쏘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대비 정숙성, 주행성능 등에서 큰 만족감을 주는 차량”이라며 “다만 수소충전소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에 서울 같은 충전소 부족 지역에서는 24시간 이용 가능한 충전소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