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해’ 특히 상서로운 푸른용의 기운으로 힘차게 시작했던 2024년은 그 결과 국가적으로 분열과 갈등, 슬픔으로 점철된 연말로 끝나고 말았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파리올림픽 선전 등의 기쁨도 있었지만, 계엄과 탄핵정국, 각종 참사와 갈등이 이어졌다.
올해 연예계 역시 비슷했다. 기쁨보다는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이 많았다. ‘스포츠경향’이 저무는 2024년을 바라보며 올해를 장식했던 ‘연예계 10대 뉴스’를 정리한다.
■ 에스파-로제-비비, 가요계의 ‘여풍’
올해 K팝 씬의 주도권은 확실히 여성 아티스트들이 쥐고 있었다.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이 군 복무와 갖은 논란으로 홍역을 앓을 때 여성 아티스트들은 차별화된 콘셉트와 매력으로 대중의 관심을 차지했다.
특히 ‘쇠맛’이라는 이색적인 별칭을 얻은 에스파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여기에 상반기 ‘밤양갱’으로 돌풍을 일으킨 비비(김형서)와 하반기 ‘아파트 신드롬’을 이끈 블랙핑크 멤버 로제는 솔로 아티스트의 가능성을 보였다. 여기에 4세대 아이브와 르세라핌, 엔믹스 그리고 ‘걸밴드’ QWER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 이혼 폭로 그리고 부부 갈등
유난히 스타 부부들의 사생활에 대중들이 노이로제를 겪은 한 해였다. 각종 SNS의 발달로 스타들은 예전처럼 자신의 사생활 특히 부부관계에 대한 이슈에 침묵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했고, 특히 이혼 이후의 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번성하면서 이러한 경향을 부채질했다.
배우 황정음 그리고 방송인 최동석-박지윤 전 부부의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황정음은 프로골퍼 출신 사업가와의 이혼이 알려지며 누리꾼과 논쟁을 벌였고, 공식 석상과 방송을 통해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했다. 지난해 10월 이혼한 최동석, 박지윤은 SNS를 통해 치열하게 다퉜다. 이 밖에도 라붐 출신 율희도 전 남편인 FT아일랜드 최민환의 유흥업소 출입을 폭로했고, 이범수-이윤진 부부도 방송과 SNS로 서로를 상처 냈다.
■ ‘선업튀’ 그리고 변우석 신드롬
분쟁과 갈등, 상처 속에서도 K-콘텐츠는 대중을 위로하는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많은 드라마와 예능이 TV에서 대중을 토닥였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눈물의 여왕’ ‘굿파트너’ ‘정년이’ 등이 인기를 끌었으나 뭐니 뭐니 해도 2024년이 발견은 tvN ‘선재 업고 튀어’였다.
청춘물과 로맨스, 판타지 그리고 스릴러 코드가 뒤섞인 ‘선재 업고 튀어’는 복고의 감성도 곁들여 많은 팬들의 연애 세포 그리고 감성을 자극했다. 5~6%의 시청률이었지만 화제성은 전국을 뒤흔들 정도로, 기존 시청률의 무용론도 제기되곤 했다. 특히 주인공 류선재 역 변우석은 빼어난 외모와 큰 키로 인해 ‘문짝남’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전국의 여심을 훔쳤다.
■ ‘서울의 봄’을 ‘파묘’하라
지난해 끝자락에 천만영화가 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과 오컬트 장르 영화로서 처음으로 천만의 고지를 밟은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갈수록 위축되는 영화계의 자존심을 세웠다. ‘서울의 봄’은 이후 연말 탄핵정국에 12.12 군사반란이 다시 소환되며 인기를 얻었고, ‘파묘’는 무속과 지기, 장례문화 등의 요소가 대중에게 흡수되는데 도움을 줬다.
예능에서는 9월 공개된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이 인기를 끌었다. 각종 요리법뿐 아니라 ‘백수저’ ‘흑수저’로 나누어진 각 셰프들의 인기 그리고 심사위원 백종원, 안성재에 대한 호응으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최강야구’ ‘나 혼자 산다’, 웹예능으로는 유재석의 ‘핑계고’가 인기를 끌었다.
■ 김수미·박보람·송재림…별이 된 스타들
올해도 대중의 곁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던 스타들이 세상을 떠났다. 배우 김수미는 지난 10월 향년 75세로 세상을 떠났다. ‘학전’을 이끈 포크계의 거장 연출가 김민기도 7월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봉선화 연정’의 트로트계 큰 별 가수 현철은 7월 향년 82세로 세상을 떠났다.
2월에 가수 방실이 그리고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가 세상을 떠났다. 5월에는 가수 박보람, 11월에는 배우 송재림이 세상을 떠났다. ‘마왕’ 신해철의 10주기도 올해였다. 방송과 공연을 통해 그의 빈자리를 기억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