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문양 스니커즈로 유명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골든구스는 편안한 럭셔리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일부러 흠집내고 때 묻히는 파격이 소비자의 마음을 홀렸다. 새것 같지 않은 낡음의 미학이 격식과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며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골든구스의 태생은 베네치아다. 이들이 모토로 삼는 ‘완벽한 불완전함 (Perfectly Imperfection)’은 예술 도시의 자유분방한 에너지, 이탈리아 장인 특유의 정통성에서 기인한다.

새것 같지 않은 낡음의 미학
2000년 설립된 골든구스는 2007년 발매한 ‘슈퍼스타’를 기점으로 빈티지 럭셔리의 대명사로 거듭났다. 설립자인 프란체스카 리날도와 알레산드로 갈로 부부는 당시 로스앤젤레스에서 마주친 스케이트 보더의 낡은 신발에 매료됐다. 오랜 시간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닳고 헤진 흔적 속에 삶의 이야기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리브드 인(lived-in)’ 콘셉트는 ‘사용한 듯한’이라는 뜻처럼 시간에 따른 흔적과 마모를 의도적으로 신발에 재현한 것이다. “우리는 신발을 낡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은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골든구스는 말한다. 이는 낡을수록 더 멋스러워지는 럭셔리의 본질과도 일맥상통한다.

같은 신발은 없다
제작의 핵심은 장인정신에 있다. 모든 스니커즈는 이탈리아 장인들이 손수 만든다. 오래 신은 듯한 효과는 직접 붓질하거나 사포질로 구현한다. 백 개 이상의 공정을 거치기에 ‘센추리 슈즈(the century shoes)’라고 불릴 정도인데, 핸드메이드 특성상 단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다는 게 특징이자 자부심이다. 골든구스는 스니커즈에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볼스타·대드스타·라이트스타·마라톤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러닝 스타일에서 영감
올해 4월 15일에는 1960년대 후반 러닝 문화와 스타일을 재해석한 ‘트루스타’를 처음 선보였다. 트루스타는 앞서 소개한 슈퍼스타의 디자인 정체성을 따르되 간결해진 실루엣이 특징이다. 신발 앞코에 해당하는 ‘토 캡’은 네모난 형태로 변주했고, 뒤꿈치 쪽 손잡이인 ‘힐 탭’은 한겹 접을 수 있게 연출했다. 스니커즈 전체에 촘촘하게 수놓인 스티치(바늘땀)는 러닝 트랙처럼 질주한다. 여기에 대담하게 늘어뜨린 트레킹 스타일의 신발 끈이 포인트다.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트루스타에는 두 가지 다른 색상의 신발 끈이 동봉된다. 골든구스의 상징인 ‘리브드 인’ 디테일 역시 신발 밑창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출시를 맞아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인 자스민 파올리니가 트루스타 캠페인에 함께 했다. 파올리니 선수는 2024년 세계 랭킹 4위를 기록하며 이탈리아 단식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에 오른 인물이다. 이번 캠페인은 ‘진정성’을 주제로 진행됐다. 그는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진실함”이라며 “이탈리아 선수로서 골드구스와 이러한 가치를 공유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