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령부터 인간미까지 尹최후변론에 지지층 재결집

2025-02-28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윤 대통령 측이 지난 25일 헌법재판소 최후변론에서 12·3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강조한 이색 변론전략이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낸 것으로 해석됐다.

미디어디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6~27일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및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것에 따르면 정부여당 지지율은 동반 상승했다.

정당 지지율의 경우 국민의힘이 45.2%로 더불어민주당 36.1%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9.1%포인트 앞섰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또한 48.5%로써 펜앤드마이크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일~24일 양일간 여론을 조사한 45.4%보다 3.1%포인트 반등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주춤했던 정부여당 지지율이 반등한 것은 보수 지지층이 재결집했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특히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최후변론이 비상계엄이 발생하게 된 배경을 상세히 알린 덕에 지지층이 결집할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에서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함과 더불어 윤 대통령의 인간미까지 강조했다.

먼저 이동찬 변호사는 미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판결을 근거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헌법재판소의 심사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고유의 권한을 사용한 고도의 정치 행위에 대해 면책 특권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미 연방대법원은 2020년 대선 결과 부정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형사 기소 면제’를 결정한 바 있다. 법원이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행위에 심판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였다.

이 변호사는 “헌법상 권력 분립 구조에 따라 종국적이고 배제적인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의회 뿐 아니라 법원의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미국 건국 이래 최초로 법정에서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 행사를 다룬 중요하고 시의성 있는 판결이다”라며 해당 판결문을 윤 대통령 변호에 적극 인용했다.

아울러 비상계엄이 ‘계몽령’이라는 주장도 눈길을 끌었다. 김계리 변호사는 “저는 계몽되었습니다”라고 변론을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김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담화문을 천천히 읽어봤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느라 몰랐던 민주당이 저지른 패악을, 일당 독재의 파쇼 행위를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하려고 비워둔 시간을 나누어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됐다”라면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이 거대 야당에 의해 쉽게 해제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를 선택한 것은 국정 발목 잡기와 국가 안보 위기 등 베일에 가려져 있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대국민 호소’였기 때문이라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적극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변론 또한 지지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장은 최종변론에서 “30년간 (윤 대통령을)지켜본 선배로서 (비상계엄에)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 (저는)윤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라며 준비해 온 원고 대신 ‘인간 윤석열’을 소개했다.

정 전 총장은 “인간 윤석열은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사람 냄새가 났다. 거짓은 진실을 덮을 수 없다는 소신이 있고, 거짓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본인이 항상 직접 나서서 진두지휘했다”라면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를 대변한다”라며 윤 대통령의 인간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장은 “그는 초임검사 시절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비상계엄 선포 과정도 그의 평생 살아온 소신의 연장선상에서 봐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다”라면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개인의 권력욕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정치권에서는 계엄의 정당성을 부각하고 윤 대통령의 인간미까지 강조한 이색 변론 전략이 결국 집토끼 지키기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정부여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것에 대해 “(최후변론 전략이)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집토끼 지키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보수 지지자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후보로 있는 한 결집 된 정부여당 지지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ARS 100%로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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