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제도화 법안 재발의...여야 입법화 필요성 공감
‘친가상자산’ 성향 트럼프 재집권...관련 산업 기대감 ‘업’
신한·SK證 발행·유통 원스톱 서비스 인프라 구축 완료
신종증권시장 개장 여부 주목...“규제 불확실성 사라져야”
토큰증권 발행(STO) 법제화 재추진과 친(親) 가상자산 성향의 트럼프 재집권 확정으로 STO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증권사들은 관련 협의체와 인프라 공동 구축 및 서비스 가동에 나섰고 유관기관도 관련 거래 기반을 갖추는 등 사업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O 제도화 법안이 제22대 국회에서 재발의 되면서 업계의 사업 전략 구체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을 일부 개정한 ‘STO 제도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침체됐던 시장의 분위기가 환기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발의됐던 STO 법안은 차일피일 미뤄지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에 자동 폐기됐다. 그러나 여야 모두 토큰증권 입법화에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제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기에 ‘친가상화폐’ 정책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ST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발언했고 재선에 성공하면 가상화폐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도 트럼프의 재집권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관련 산업에 호재가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시장 개화 대비를 위해 미리 서비스를 선점하려는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 등은 지난 11일 공동 추진 중인 토큰증권 발행·유통 서비스 ‘프로젝트 펄스’의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나섰다. 프로젝트 펄스는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을 비롯해 블록체인글로벌, 법무법인 광장이 협업해 금융 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탄생한 협력체다.
펄스는 조각투자사업자와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토큰증권 발행·유통에 필요한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 인프라와 금융·법률 솔루션을 통합해 제공한다.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한 셈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빠른 시일 내 토큰증권 시장 개화가 예상되고 남은 과제는 증권사들의 인프라 구축”이라며 “증권사들이 이미 관련 업체들과 협업 중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TO 장내시장인 한국거래소의 신종증권 시장 개장 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정례회의를 통해 거래소가 신청한 ‘KRX 신종증권 시장 개설’을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신규 지정했다. 이 서비스는 유가증권시장 내에 미술품·저작권·부동산 등에 대한 자산이나 권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각투자 방식의 신종증권 시장을 개설하는 것이다.
거래소는 거래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은 마쳤으나 연내 개장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아직 금융위 샌드박스로 지정된 사업자들이 소수에 불과하고 상장 조건(자기자본 20억원 이상, 공모금액 30억원 이상) 역시 제한적인 만큼 이를 만족하는 상품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토큰증권 제도화로 점차 상장 기반이 갖춰질 경우 STO의 주요 유통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래소의 신종증권 시장 개장 지연과 관련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요인은 기초자산 확장이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그 배경에는 결국 규제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어 적어도 제도화 시점이 명확하게 나올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