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는 타협 없다"…현대건설, 가덕도공항 공기 '9년' 고수 이유는

2025-05-07

현대건설, 국토부에 공사기간 관련 설명자료 이번 주 제출 예정

공사난도·작업환경 고려 시 불가피 입장…"안전·품질 최우선"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기간에 대해 108개월(9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공사 난이도와 작업 환경 고려 시 공사기간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번 주 내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발주처인 국토교통부에 공사기간과 관련한 구체적 사유와 설명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상대방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기본설계도서를 접수했다며 “업체가 제출한 기본설계 중 공사기간과 관련한 내용이 입찰공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법령에 따라 현대건설에 기본설계를 보완할 것과 공사기간을 다르게 제시한 구체적 사유 및 설명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입찰공고에서 제시한 공사기간은 84개월(7년)이지만 현대건설이 이를 준수하지 않고 108개월로 제출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공사 규모와 난이도, 작업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공사기간 108개월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설명 자료를 이번 주 중으로 국토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측은 가덕도신공항 공사가 일반적인 공항 공사가 아닌 바다를 흙으로 메워 공항을 조상하는 특수한 공사일뿐더러 작업 환경 또한 바다로 둘러싸여 변수가 많은 만큼 충분한 공사기간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공사기간이 6년으로 설정된 최초 입찰 당시 4차례 유찰되는 등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후 지난해 9월 공사기간을 7년으로 늘려 재공고를 진행한 뒤 현대건설 컨소시엄 만이 유일하게 입찰하면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수주 이후 약 6개월간 사업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당초 계획안에 제시된 84개월은 안전상 이유로 부족하다고 판단, 공사기간을 108개월로 하는 기본설계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현대건설 측은 바닷속 연약지반을 다지고 남산의 3배 규모에 달하는 산봉우리를 발파해 토석을 생산, 이를 바다에 매립하는 등 공정 자체가 역대급 난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사업지 인근 환경 또한 태풍 발생 시 파도가 12m에 이르는 먼바다에 해당해 파랑을 차단하기 위한 케이슨(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 거치를 위해 7개월가량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육지 위에서 진행하는 공항 공사와는 난이도가 다르다”며 “몇 톤에 달하는 비행기가 수십만번 오르내리고 착륙을 해야 하는 곳인 데다가 지반 침하 우려도 높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시기간을 단축하는 것보다는 기본인 안전과 품질에 최우선해 공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현대건설 측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공사기간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공사기간을 산정하는 것이 적절한 판단이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를 비롯해 부산시 등 지자체가 각종 정치적 이슈를 빌미로 공사기간 등 일정을 무리하게 끼워 맞춤으로써 안전과 품질 등 기본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당초 목표로 했던 2029년 개항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전략에 맞춰 설정된 만큼, 엑스포 유치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개항 시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안전에 초점을 맞춰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공사가 국책 사업인 만큼 중요도가 높을뿐더러, 공항 건설에 있어서는 다수의 경험과 수준급 기술력을 갖춘 만큼 기간만 확보된다면 공사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대건설이 이번 주 내로 설명자료를 제출할 경우 국토부는 건설심의위원회를 통해 해당 자료 내용을 검토한 뒤 현대건설이 제출한 기본설계도서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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