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공쿠르상 수상 작가 "내 소설은 독재에 투쟁하는 이야기…한국인에게도 울림 있길"

2025-03-24

"이 작품은 공포와 테러라는 독재의 수단에 투쟁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이 투쟁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우리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겁니다."

프랑스 문학계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받은 작가 장바티스트 앙드레아(54)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방한 기념 간담회에서 "투쟁하는 주인공을 내세운 이야기가 전 세계적으로 독재정권이 득세하는 시대에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일 한국어판이 발간된 장편 『그녀를 지키다』는 2023년 공쿠르상 수상작. 천재 조각가 미모와 명문가 상속녀 비올라의 굴곡진 삶을 통해 파시즘이 득세했던 과거 이탈리아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소설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도 독재자가 나올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결국 힘이라는 것은 투쟁하는 시민의 손아귀에 있으니까요."

그는 소설의 두 주인공을 "나의 분신"이라고 소개했다. "주인공들은 사회와 자기 자신에 맞서 투쟁하고, 저도 예술가들이 하나의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회를 향해 투쟁하고 있다"면서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 2017년 『나의 여왕』으로 뒤늦게 등단한 앙드레아는 유럽 내에서 예술가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앙드레아는 현실의 독자들에게도 "인간의 정신이 끝내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제가 그동안 써온 소설은 결국 꿈에 대한 내용입니다. 주인공들은 꿈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중도 포기할지, 끝까지 갈지 고민하다 결국 끝까지 갑니다. 그 안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아보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꿈을 좇는 과정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예술가들은 성공을 거두기 전까지 투명인간 취급을 받다 성공하면 아이돌이 됩니다. 상을 받기 전까지 저 역시 사람들이 투명인간 취급하는 길거리 노숙인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영화계에서 오랜 시간 일한 그는 "한국에 대한 인상은 주로 한국 영화들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좋아하는 한국 영화로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를 꼽았다. 서울의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는 "이틀간 서울 거리를 걸었다. 데모가 일어나는 도시의 풍경은 프랑스에서도 익숙해서 불편하지 않았다. 도시적인 건축물과 자연이 융화된 분위기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이 첫 내한인 앙드레아는 24일 오후 서울대를 시작으로 25일 오전 연세대. 26일 오전 한국외대에서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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