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유브랜즈(AU Brands)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절반가량을 브랜드 인수에 투입하면서 패션업계의 전통적인 제조·유통 모델에서 벗어나 브랜드 소유형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에이유브랜즈가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패션 IP(지적재산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에이유브랜즈는 이번 IPO를 통해 약 28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며, 이 중 135억 원(48%)을 브랜드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에이유브랜즈의 대표 브랜드는 영국 레인부츠 브랜드 '락피쉬 웨더웨어(Rockfish Weatherwear)'다. 그러나 계절성과 시장 제한성이 뚜렷한 레인부츠 산업의 특성상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유브랜즈는 단순히 의류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업이 아니라 브랜드 자체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패션 IP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가치 평가가 높아지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이유브랜즈는 일본, 대만, 마카오 등에서 '락피쉬 웨더웨어'의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업 인수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확보하고, 해외 시장에서 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는 과거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브랜드 '휠라(FILA)'를 인수하면서 라이선스 사업에서 벗어나 패션 IP 기업으로 전환한 사례와 유사하다. 휠라코리아는 2007년 휠라 본사를 인수하며 단순한 유통업체에서 글로벌 브랜드 운영사로 도약했다. 에이유브랜즈 역시 이러한 전략을 통해 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실적을 보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에이유브랜즈의 매출액은 2022년 18.9억 원에서 2023년 41.9억 원으로 121.3%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69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2023년 38.7%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무신사와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체 온라인 채널 매출 비중을 52.2%까지 끌어올리면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결과다.
하지만 M&A 중심의 성장 전략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브랜드 인수는 단순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운영과 시장 안착이 중요한데,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해외 브랜드 인수 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글로벌 패션 기업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유브랜즈가 인수한 브랜드를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또한 상장 후 기업가치가 기대만큼 상승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어떤 브랜드 인수에 활용할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시장에 안착시킬지가 향후 에이유브랜즈의 성장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 브랜드 운영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유브랜즈의 이번 코스닥 상장은 단순한 운영자금 확보가 아니라, 브랜드 소유형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는 중요한 계기다. 패션 시장에서 브랜드 IP를 보유한 기업이 높은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만큼, 에이유브랜즈가 적절한 브랜드를 인수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면, 국내 패션업계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인수 이후의 브랜드 관리,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투자자 신뢰 형성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를 통해 얼마나 강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지가 향후 에이유브랜즈의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에이유브랜즈는 IPO를 통해 '패션 브랜드 IP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글로벌 브랜드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다만 M&A 중심의 성장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인수한 브랜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향후 기업 성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