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과 경청
감각적인 언어와 그로테스크한 환상적 이미지의 세계를 구축해온 이민하의 신작 시집 ‘우울과 경청’(창비시선·1만3,000원)이 출간됐다. 시인은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낯설고도 익숙한 세계’의 비애를 ‘고요하면서도 격렬한 정동’의 언어로 펼쳐 보인다. 부조리한 세계를 직시하며 동시대를 증언하는 시편들은 ‘죽음보다 질긴 독백’의 형태로 서늘하게 와닿는다. 어둡고 무거우면서도 투명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우울’의 미학과 ‘경청’의 시학을 펼친다.

▲마더 카브리니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1950년 빈곤과 차별 속에서 약자를 품은 ‘이민자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된 마더 카브리니의 생애는 오늘의 사회에도 여전히 빛을 던진다. 병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학교·병원·고아원 등 67개의 기관을 세워 이민자들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도록 헌신했다. 그녀의 삶은 국경과 언어, 신분의 벽을 넘어선 ‘환대의 윤리’ 그 자체다. 시어도어 메이너드의 저작 ‘마더 카브리니’(니케북스·1만8,000원)는 영화 ‘카브리니’가 담지 못한 미국 첫 가톨릭 성인의 일대기를 기록한다.

▲그거, 다 과긴장이에요
끊임없는 업무와 인간관계, 디지털 피로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정신과 의사이자 산업보건의 오쿠다 히로미는 이러한 현상을 ‘과긴장’이라 정의하며, 그로 인한 불면·두통·불안 등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의학적으로 짚어낸다. 저자는 ‘그거, 다 과긴장이에요’(어썸그레이·1만8,000원)을 통해 완벽주의·모범생·자기희생 등 다섯 가지 취약 성격 유형과 환경적 요인을 분석하고, 일터와 가정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3단계 셀프케어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멋진 실리콘 세계
현대사회를 향해 끊임없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온 작가 장강명의 기획 아래, 한ㆍ중ㆍ일을 대표하는 여덟 명의 소설가가 참여한 ‘멋진 실리콘 세계’(문학동네·1만8,500원)가 출간됐다. 과학기술이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적 시선으로 조명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아시아 작가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의 SF작가 류츠신, 데뷔작으로 ‘올해의 킨들 도서’ 소설·문예 부문 1위를 차지한 뒤 일본SF대상과 성운상을 수상한 후지이 다이요가 참여해 심도 깊은 상상력의 세계를 선보인다.

▲네가 누구든
BBC ‘세계를 장악하는 여성 문인’으로 선정된 올리비아 개트우드의 첫 소설. ‘네가 누구든’(김영사·1만7,800원)은 자신의 지난날을 은폐하고 어머니의 친구 집에 스스로를 가둔 미티와 남자친구에게 모든 것을 통제받는 이웃 레나, 두 여성의 만남을 그려내는 소설이다. ‘여성의 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릴러의 문법을 차용하여 섬세하게 탐구한다’는 찬사를 받았고, 출간과 동시에 웨스 앤더슨 제작사와 마고 로비 프로덕션의 참여로 영화화가 확정되기도 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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