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법 본격 시행…보안·제약산업 발전 마중물 기대 [스타트업 스트리트]

2024-11-27

국내에서 양자 산업을 육성하는 근거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벤처·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이 가속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보안과 신약 분야에서 벤처 기업의 혁신 기술이 두루 활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양자기술산업법)’이 이달 1일 시행됐다. 이 법은 양자 과학기술 연구 기반 조성과 양자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으며 지난해 10월 만장일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에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는 양자종합계획 수립 △범부처 양자전략위원회 설치 △국가적 역량결집을 위한 연구·산업 중심지 구축 △생태계 조성 및 인력 전주기 육성·관리 △기술개발과 산업 선순환 구축을 위한 기술사업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자기술은 에너지 최소 단위인 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이용해 초고속·대용량 연산, 초정밀 계측 등을 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다. 반도체, 정보통신, 바이오, 교통·물류, 국방 등에 두루 적용 가능한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이미 보안 분야에선 양자 기술이 선제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벤처기업 SDT는 경찰청 시범사업으로 2022년부터 개발해온 양자 기술 기반 카메라 솔루션을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4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공개했다. 이 카메라는 이미지 생성부터 영상 전송까지 전 과정을 양자난수발생(QRNG) 기술로 보호해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양자난수발생 기술은 예측 불가능한 순수 난수를 생성해 암호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보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 고도화되면서 각종 보안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의 수요는 점차 커질 전망이다.

SDT는 양자 컴퓨터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해외 양자기술 선도기업인 애니온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차세대 양자 컴퓨터를 제조하는 합작법인을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양자 컴퓨터 부품을 직접 제조하고 조립하는 등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중동, 동남아 등에 양자 컴퓨터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양자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트업 큐노바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신약·신소재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미세한 분자 조각이 표적 단백질과 어떻게 결합하는지 분석해 유효한 약물 후보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복잡한 연산도 가능한 만큼 온갖 변수가 작용하는 신약 개발에 활발하게 적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벤처투자 업계도 양자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딥테크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최근 양자 분야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딥테크 스타트업 10곳을 선발했다. 이번에 선발된 10개팀은 양자컴퓨터 관련 부품·소재·플랫폼 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블루포인트는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IP) 컨설팅 및 특허 출원 비용 지원 △비즈니스 모델 멘토링 등을 지원한다. 또한 우수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검토하고 팁스 매칭, 후속투자 유치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양자기술산업법이 시행된 데다 전 세계적으로 양자 산업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양자 미래 생태계를 이끌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은 점차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올해 초 발간한 '2023 양자정보기술 백서'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 시장 규모는 2023년 25조 9024억 원에서 2030년 155조 5112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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