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무산 '두산'...미국·유럽서 돌파구

2025-01-31

두산그룹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 준비를 본격화하며 새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지난해 9부능선을 넘었던 두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백지화되자, 향후 시장성 높은 해외 국가를 공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가스터빈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협력사와 '가스터빈 수출공동체 팀 코리아'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코리아팀은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미국 시장 내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두산이 미국 가스터빈 시장에 뛰어든 것은 밝은 전망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미국 가스터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30년까지 4.56%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7F(150MW급) 가스터빈 서비스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전 세계 7F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은 연간 1조 원 규모로 전망된다.

회사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SMR(소형모듈원자로)에 대한 미주 수주 낭보도 잇따르는 모양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미국 테라파워에 첫 SMR 주기기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주기기 3종(원자로 보호용기, 원자로 지지구조물, 노심동체구조물)에 대한 제작을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등 미국 주요 업체와 SMR 투자 계약을 체결, 미국 시장 내 입지를 굳혀왔다. 회사는 뉴스케일파워에 2019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1억400달러(1300억원)를 투자했고, 2023년 엑스에너지에 500만달러(약71억) 지분을 투자해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약 계약을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3대 SMR 기업과 모두 손을 잡게 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이 커질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현지에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면서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최대 조달금액인 1600억원을 통해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두산에너빌리티에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2009년 두산이 체코 스코다파워를 4억5000만유로(약 8000억원)에 인수한 자회사로, 체코를 비롯한 유럽에 원전용 증기터빈 540기 이상을 꾸준하게 공급하고 있다. 2023년부터 원전 시장이 활성화되고 유럽 원전 수요가 증가하자 글로벌 시장에서의 두산스코다파워 존재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두산그룹은 SMR, 가스터빈 등 주요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지배구조 재편을 시도했으나, 소액주주의 반발과 탄핵정국 등 여러 악조건으로 인해 결국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체코 주식시장에서 못다한 자금 조달 계획을 이루기 위해 IPO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회사는 두산스코다파워가 상장하게 되면 유럽 원전 시장 공략에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스코다파워의 구주매출(650만~750만주)을 통해 약 850억~12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면서 모회사의 성장 동력 확보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다음 달 5일까지 체코 프라하와 영국 런던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후 미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설명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내달 5일 장 종료 이후 청약 절차를 시작해 6일 새벽까지 마치고, 같은 날 오전 상장을 확정하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