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슬기로운 은퇴생활] ‘반평생 예산표’ 노후생활비…은퇴 전의 70~80%로 설정을

2025-05-08

인구 10명 중 2명이 65세 이상, 여기에 평균수명 83세를 넘어 100세까지 장수하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사회. 오늘날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한국의 이야기다. 이렇듯 본격적인 100세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퇴 후 생활을 대비하기 위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은퇴한 뒤 남은 반평생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면 왠지 두려움이 앞선다. 이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와 손잡고 인생 2막을 위한 은퇴 준비법을 알아본다.

은퇴 후 삶을 위해 꼭 알아둬야 할 내용을 ▲생활비 ▲연금 ▲투자 ▲일자리 등으로 나눠 6차례에 걸쳐 차근차근 살펴볼 예정이다. 앞으로 펼쳐질 슬기로운 은퇴생활을 위한 첫 단추는 바로 ‘은퇴설계’다.

노후생활비 얼마나 필요할까=2024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부부 기준 적정 노후생활비는 월 336만원, 최소 생활비는 240만원 수준이다. 통계는 단순 평균값으로 참고하면 되며, 개인별 은퇴설계를 할 때는 자신의 경제활동 기간의 소비패턴 등을 반영해 희망 생활비를 설정해야 한다.

노후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은 식비·주거비·의료비다. 2023년 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조사에서 고령자들은 식비(49.7%)를 가장 부담스럽다고 응답했고, 주거비(26.7%)와 의료비(8.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의료비는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에 보장성 보험을 통한 대비가 중요하다. 가족력과 기존 보험 가입내역을 점검한 뒤 과한 보장은 줄이고 부족하거나 필요한 보장 위주로 보완해두는 것이 좋다.

여가시간이 많아지는 은퇴 후에는 여가활동비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개인 성향이나 재무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다. 여행·취미·자기계발 등 지출 항목이 늘어날 수 있는데 일상생활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계획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은퇴 초기에는 비용 부담이 적은 여가활동을 즐기고, 자산 여유가 생긴 시점에 고비용 활동으로 넘어가는 방법도 있다.

은퇴설계 시작해볼까=은퇴설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목표자산을 설정하고, 현재 보유한 연금자산을 점검하며, 부족한 자산을 어떻게 보완할지 계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은퇴 전 생활비의 70∼80%를 노후생활비로 설정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50대 초중반은 자녀 교육비, 대출 상환 등 지출이 집중되는 시기다. 이 시기를 기준으로 소비패턴을 분석해 은퇴 이후 예산을 설계하면 보다 현실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또한 은퇴생활비는 나이에 따라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자녀 독립, 활동성 저하, 배우자 사망 등으로 인해 소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70세까지 생활비 100%가 필요하다고 가정한다면 70대에는 70∼80%로, 80대에는 50∼60%로 줄여 설계하는 것이 적절하다.

예시를 들어보자. 65세에 은퇴하는 A씨 부부의 희망 은퇴생활비로 월 300만원을 잡고, 은퇴 후 생활기간을 25년으로 예상해보겠다. 단순히 ‘월 생활비×기간’으로 산정하면 9억원이 나오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활동성이 줄어들 것을 고려하면 9억원의 78%인 약 7억원으로도 은퇴생활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은퇴준비 현황 파악하고 부족 대응까지=은퇴준비 현황을 살펴보려면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체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은퇴준비 수준을 측정하고 부족한 경우에는 대응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은퇴준비자산을 목표자산으로 나눠 준비지수(백분율)를 구했을 때 90∼110%가 나온다면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부족한 은퇴자산에 대한 대안으로는 첫번째로 연금저축계좌나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통해 연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통해 세제혜택도 누릴 수 있다. 두번째는 근로기간을 연장해 아예 은퇴시점을 늦추는 것으로 신체적·사회적 활동 유지라는 부가적 효과도 있다. 세번째로는 보유 주택·농지가 있다면 주택연금·농지연금을 활용해 종신지급 형태로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위원은 “많은 사람들이 은퇴설계를 어렵게 느끼지만 막상 해보면 절대 어렵지 않다”며 “은퇴설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목표를 세우고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조정하는 유연한 자세”라고 강조했다.

박아영 기자 aaa@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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