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극과 극 소비…1월 차 판매 103%↑, 생필품 구매 10%↓

2025-02-22

우유 및 소고기 소비 급락 vs 해외여행 폭증…깊어지는 소비 양극화의 골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극심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해외여행 및 자동차 판매는 급증하고 있지만, 생필품 판매는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 전문 컨설팅 회사인 스센티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편의점 및 동네 소규모 식품점의 1월 생필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6% 하락했으며, 2024년 한 해 동안 13.9% 하락했다.

1월 수치를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7.2%의 하락을 기록한 대형마트보다는 동네 작은 식품점(-13.5%)의 매출 하락이 두드러졌으며, 가장 큰 하락을 기록한 지역은 수도권 근교 지역(AMBA)으로 -17.1%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주식인 소고기 소비는 114년 만에 최저치인 연간 1인당 47.2㎏를 기록했으며, 우유 소비도 9.5% 하락하면서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아르헨티나 국민의 해외여행은 76.4% 폭증했으며, 1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103.4%나 상승했다.

아직 고물가를 벗어나지 못한 아르헨티나의 소비 양태는 전형적인 불경기 상황에서 나타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여기에 아르헨티나 특유의 국내 상황이 추가되고 있다고 현지 경제전문가들이 진단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연간 100%를 상회하는 고물가로 인해 서민들은 생활필수품 구매까지 줄이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기 때문에 식료품 판매는 큰 하락세를 보인 반면, 일정 이상의 소득층만이 가능한 해외여행과 자동차 구매는 급증하면서 전형적인 양극화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이유로 아르헨티나 정부의 자동차 관련 세금 인하와 작년에 시행한 '은닉자금 면세' 정책을 꼽고 있다.

은닉자금 면세 정책은 일명 개인 자산 양성화(Blanqueo) 정책으로도 불리며 지난해 7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중앙은행 외화보유고 강화와 소비 촉진을 위해 10만 달러(1억4천500만원)까지 비과세로 신고할 수 있게 한 정책이다.

여기에 정부가 수입 제품에 부과되던 별도의 국내 세금을 폐지하고 자동차 사치세를 큰 폭으로 인하하면서 자동차 가격이 30% 이상 하락해 자동차 판매가 두배 이상 상승했다.

해외여행 급증 이유는 현지화 페소 강세 때문이다.

밀레이 정부는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외환규제(CEPO)를 통해 인위적으로 달러 환율을 낮게 유지하고 있으며, 달러 기준으로 아르헨티나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싸 해외여행 붐이 불었다.

경제전문가들은 밀레이 정부가 취임 1년간 추진한 각종 정책으로 경제가 다소 안정되면서 급여가 일부 회복되고 인플레가 크게 둔화한 것은 맞지만, 올해 소비는 3% 상승 선에서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닐슨 IQ 사의 하비에르 곤살레스 애널리스트는 "2025년도에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 폭은 월급과 각종 공과금 인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고소득층의 구매력이 다른 계층보다 더 빨리 회복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sunniek8@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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