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 최다’ 무안공항, 탐지레이더·화상탐지기 없었다

2024-12-29

29일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착륙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Bird Strike)’이 지목됐지만, 무안공항은 조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설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안공항은 전국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이 가장 높으며, 활주로 길이도 짧은 편이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국토교통위)에 따르면 국내 공항엔 조류 탐지 레이더가 없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공항 중 열화상 탐지기가 설치된 곳은 김포·김해·제주뿐이다. 무안공항엔 두 종류의 장비가 모두 없다.

박 의원실은 “도쿄 하네다 공항이 2012년부터 조류 탐지 레이저를 운영하고 있고, 미국 대부분 공항에서 레이더와 화상 탐지기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최대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46명의 야생동물통제 요원을 운영하며 음파퇴치기, 비살상용 총, 그물 등으로 24시간 교대 활동을 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경우는 새가 항공기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다. 엔진 내부를 망가뜨리거나 엔진을 태울 수도 있다. 조류 충돌이 발생할 경우 5%가량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무안공항은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비율이 높아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공항공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건수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이었다. 이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는 총 1만1004편으로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발생률로 따지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0년부터 추진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사업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조류 충돌의 위험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 하지만, 활주로 확장 사업이 완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런 대책이 실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무안공항의 짧은 활주로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07년 개항한 무안국제공항 제1활주로 길이는 2800m로, 국내 중추 공항인 인천국제공항(3750~4000m)보다 25~30%가량 짧다.

이에 전남도는 2010년 이후 꾸준히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을 정부에 요청했다. 활주로 연장 사업은 2021년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 포함,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492억원을 투입해 기존 활주로를 3160m로 360m 늘릴 계획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박영우·천권필 기자, 무안=문희철·손성배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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