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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암 중에서도 ‘난소암’은 침묵의 암살자로 불린다. 난소암은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자궁 경부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부인과 암이다. 이런 난소암이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이유는 초기 증상이 없어서다. 이런 점에서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되어도 증상이 경미해, 다른 질병으로 오해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난소암의 경우 대부분 암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 찾아가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산부인과에 가서 난소암 검사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포어텔마이헬스는 이런 문제에 주목해 건강검진 데이터와 혈액 검사 결과만으로도 난소암을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질 초음파를 해야 난소암을 검사할 수 있었지만, 포어텔마이헬스의 서비스는 초음파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별도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난소암을 예측, 진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회사의 핵심 기술력은 ‘혈소판 분리’에 있다. 혈소판은 암 발병, 성장, 전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그 중에서도 유전물질인 리보핵산(RNA)을 변화시킨다. 포어텔마이헬스는 RNA 변화 관찰로 난소암을 조기 진단한다. PCR 기반인 만큼, 코로나19 검사와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안태진 포어텔마이헬스 대표(=사진)는 “건강 위험이 오기 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술을 동원해 건강 이상을 미리 알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어텔마이헬스는 난소암을 비롯,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등 여성암으로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11개 암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어텔마이헬스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열린 컴업2024의 공개 IR 피칭 ‘스타트업 밸리’ 최종 우승자 세 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지난 13일 안태진 포어텔마이헬스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인 소개해달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생명정보학자로 약 16년간 일을 하다가, 회사를 나온 뒤 한동대학교에서 암 연구를 했다. 항암제 연구를 오래하면서 주변 의사들로부터 치료제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암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결국 암을 빨리 찾아서 수술을 하는 것이 암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기존 기술로는 암 크기가 작으면 탐지가 어려워, (크기가 작더라도) 암을 조기에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하다가 기초 연구를 진행,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그외에도 다른 창업 계기가 있다고
2형 당뇨를 앓고 있다. 만약 예전 담당의가 당뇨가 심해지기 전 빨리 검사하라는 등 겁을 줬었다면 어땠을까 한 번씩 생각해본다. 그렇지만 의사들은 환자에게 겁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의사는 환자에게 세게 말을 해도 안되고 약하게 말을 해도 안된다. 이와 달리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의사가 하지 못하는 센 말을 데이터에 입각해 ‘이러한 추세라면 당뇨 위험도가 10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등의 경고를 할 수 있다. 암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혈액 검사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저희가 ‘부인과를 한 번 더 가보는 것이 좋겠다’는 정도의 말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나?
암 조기 발견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병원에 보내는 것이다. 저희 제품 1단계 목표는 병원에 안 가고 있는 사람을 병원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저희 서비스는 별도 검사 없이 건강검진 데이터를 해석해 암 위험도를 알려준다. 저희는 부인과 난소암 진단 예측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사용자가 건강검진 정보를 연동하면 “3개월 내로 부인과에 내원하라”는 조기 경보를 해준다.
-건강검진의 어떤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인지?
일반 혈액 검사 결과다. 저희 기술이 혈소판 개수, 혈소판의 용적률, 백혈구의 개수 등을 살피는 것인데, 백혈구는 암을 잡아먹으려는 성질이 있는 반면, 암은 혈소판을 변조해 리프로그래밍시켜 암에게 유리하도록 바꾼다. 이런 정보를 건강검진 시 받는 혈액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병원 방문을 권고하는지?
저희 서비스에 사용자의 위험도 점수가 나온다. 악성 종양 유무 확률에 따라, 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권유하고 있다. 만약 사용자가 병원에 가지 않는다면, 위험하니 병원에 가야 한다고 안내한다.
-일반적으로 난소암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환자들이 난소암을 발견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기본적인데, 상황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폐경기 즈음에서 암 위험도가 증가하거나 가족력 등이 있을 때다. 또 다른 경우는 배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찾아갔을 때다. 이렇듯 보통의 절차는 고위험군이나 증상이 있는 사람이 초음파를 통해 난소암을 발견하게 된다.
-또다른 제품인 PCR 검사는 어떤 원리로 이뤄지나?
혈액 검사 결과를 통해 난소암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내년 인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검사 원리는 종합효소연쇄반응(PCR)으로, 혈소판을 분석해 난소암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피를 채취해 혈소판을 끄집어내고 분해해 그 안에 있는 리보핵산(RNA)을 분자적으로 증폭하는 것이 PCR 기술이다. RNA는 디오시리보핵산(DNA)과 같은 일종의 유전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몸의 기능을 하기 위한 정보를 가진 중간 단계의 유전 물질이다. 암이 혈소판을 변조시키는 원리를 이용해 난소암을 진단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PCR 검사인 것인지?
그렇다. 누구나 건강검진할 때 5~6만원의 비용을 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암을 찾는 것을 민감도라고 하는데, 높은 민감도로 난소암을 찾을 수 있다. 이 제품이 의미가 있는 것은 난소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다.
-난소암 어느 단계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인지?
PCR의 경우 악성 종양이 있는지를 본다. 조기암 1기, 2기는 민감도 90% 정도로 맞출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경우 암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종양이 있을 수 있으니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라고 권유한다.
-난소암은 전조증상 없이 주로 말기에 발견된다고
그렇다. 한국인의 경우 난소암 진단 받는 사람의 70~80%가 말기에 진단을 받는다. 전이암 상태로, 생존율이 20~30% 정도 된다. 반면 초기에 발견해 조치를 취할 경우 생존율이 70~80% 정도 된다. 난소암이 여러 암 중에서도 조기에 발견될 경우 생존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러한 이유에서 난소암에 주목한 것인지?
그렇다. 난소암은 사망률이 제일 높은 반면, 조기에 발견하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 그래서 선별 검사 시 의미가 있는 암에 해당된다.
-회사의 자체 기술은 무엇인지?
저희 주요의 핵심 기술은 혈소판 고순도 분리 기술이다. 혈소판의 원래 역할은 딱지를 만드는 것인데, 충격이나 자극에 민감하다. 따라서 암에 의해 리프로그래밍된 혈소판을 분리, 추출하는데, 이때 암의 특성이 잘 보존되도록 하는 특별한 기술과 노하우가 있다. 약 1000번 이상 실험을 통해 조건을 찾아냈다.
두번째는 암의 종류를 특정 지을 수 있는 ‘바이오 마커’ 기술이다. 암에 따라 혈소판 RNA가 다르다. 예컨대 폐암을 진단하려면 RNA의 A라는 특징을 봐야 하고, 대장암을 진단하려면 RNA의 B라는 특징을 봐야 한다. 현재는 난소암에 대한 RNA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 관련해 특허 취득,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어디와 함께 준비하고 있나?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국내 5개 병원 35명의 교수님과 11개 암종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보유 기술에 대한 암 예측 정확도는 얼마나 되나?
저희는 정확도를 ‘민감 특이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민감도는 암 환자를 모두 다 찾았다고 하면 100%가 된다. 반대로 특이도는 암 환자가 아닌 사람들을 암환자가 아니라고 맞추면 100%가 된다. 저희의 PCR 검사 기술은 조기암 포함해서 민감도가 90% 이상, 특이도가 98% 이상이다. 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민감도 95%, 특이도 85% 정도다.
-기존 난소암 검사 방식 대비 회사의 제품을 이용했을 때의 장점이 무엇인지?
우선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경우 산부인과에 가지 않고 건강검진 혈액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이 이뤄지고 있다.
또 PCR 검사의 경우 초음파 검사가 아니라 혈액 검사이기 때문에 미성년자나 중동 등 여성인권이 신장되지 않아 부인과 검사가 제한된 나라에서도 환영을 받고 있다. 또 PCR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대용량의 선별 검사를 할 때, 즉 만명 이상의 단위의 검사를 소화할 수 있다.
-헬스케어와 PCR 검사 제품 모두 상용화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
헬스케어 SW 서비스는 내년 하반기 즈음으로 생각하고 있고, PCR 검사 제품은 2026년 상반기쯤 계획하고 있다.
-아무래도 비용도 중요할 것 같다. 비용은 어떻게 고려하고 있나?
아직 두 제품 다 상용화가 안됐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소프트웨어(WS) 제품은 소비자가 1만원 이하로 생각하고 있다. PCR 검사는 코로나19 검사와 비슷한 가격으로, 약 6만원대를 고려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PCR 검사 제품으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인도, 베트남, 파키스탄 등 인구가 많은 나라를 중심으로 현지 파트너와 공동 개발, 임상시험 준비 등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내년부터 인도, 베트남에서 현지 기관과 임상시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 계획은 어떻게 되나?
현재 프리-A 단계를 준비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금은 임상검증을 하는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미지 기반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투자금이 도움될 것 같다.
-어떤 기술인가?
혈소판을 분리한 뒤 고속으로 사진을 찍으면 비정형 혈소판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암 위험도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난소암으로 특정하기보다 암의 유무만 정확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사업을 난소암이 아닌 다른 암으로 확장할 계획이 있는지?
11개 암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이 순서대로 하면 여성암 진단이 완성되는데 이를 1차적으로 5년 내에 내놓을 계획이다. 그 다음으로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 담도암, 갑상선암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11개 암 하나씩 보는 것은 PCR 검사로 하고, 11개를 한 번에 보는 제품을 향후 5년 뒤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지?
저희의 모토는 건강에 위험이 오기 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술을 동원해 이를 예측하고 알려주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희의 제품이 건강비서 솔루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본다.
-컴업2024의 공개 IR 피칭 ‘스타트업 밸리’에서 최종 우승을 했다고. 축하한다. 소회가 어떠한가
이번에 참가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힘써주시는 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저희는 임상시험 등을 해야 하는 만큼 당장 매출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 저희 구성원들이 걱정없이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육성,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