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032640)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데이터센터에 이어 인공지능(AI) 사업을 떠받치는 핵심 기술이 된 클라우드까지 자체 확보함으로써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소버린(자립형) AI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특히 이를 통해 그룹의 독자 AI모델 ‘엑사원’이 강화한 보안을 앞세워 공공·제조·방산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도록 집중 지원한다.
정영훈(사진)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담당은 17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AWS와 ‘소버린 클라우드’를 공동 개발해 내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며 “AWS 기술을 숙달한 사내 엔지니어들을 태스크포스(TF)로 조직화해 양사 간 인력 교류를 확대하는 등 협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양사가 올해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AI·클라우드 생태계 조성 협력을 맺은 후 준비 중인 첫 결과물이다.
정 담당은 “소버린 클라우드는 1위 클라우드제공사업자(CSP)인 AWS 기술과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운영·관리, 국산 보안 장비를 결합해 이용자 데이터를 우리 시스템 안에서 보관하는 ‘데이터 레지던시’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라며 “AWS가 아닌 LG유플러스가 사업 주체로서 ‘익시’ 같은 회사 관련 브랜드명을 붙이고 정부 보안인증과 고객사 영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CSP가 자기네 데이터센터(리전)를 통해 운영하며 데이터도 알아서 관리하는 기존 외산 클라우드와 차이가 있다.
클라우드가 양사 협업 최우선 순위로 꼽힌 이유는 이 기술이 AI 유통 수단으로 떠올라서다. AI 밸류체인(가치사슬)은 데이터센터→클라우드→AI 모델→AI 서비스로 이뤄진다. AI 모델과 서비스는 대부분 클라우드에 담겨 제공된다. 국산 AI 모델이 개발된다고 해도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외산 클라우드를 쓰는 이상 데이터 해외 유출 같은 보안 우려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네이버·NHN 등 일부를 제외하면 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클라우드 등 해외 CSP 3사가 장악하고 있다.
LG그룹 소버린 AI 전략에서도 클라우드는 아직 ‘빠진 고리’다. LG AI연구원이 모델 엑사원을 개발했고 LG유플러스와 LG CNS가 데이터센터와 특화모델, 서비스를 담당하지만 클라우드를 자급할 CSP 계열사는 없다. LG유플러스가 이 역할까지 새로 맡겠다는 것이다. 정 담당은 “소버린 AI 전략의 주인공은 엑사원”이라며 “소버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엑사원을 확산하는 식으로 그룹 차원 시너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엑사원은 이를 통해 기존 외산 클라우드로는 어려웠던 공공·제조·방산 등 보안 요구가 까다로운 분야로 공급 확대를 꾀할 전망이다. 정부·공공기관은 외산 클라우드 사용을 제한하며 제조·방산 업계도 기밀 유출 우려에 스스로 꺼리는 분위기다. 정 담당은 “LG AI연구원이 사업자로 선정된 국가대표 AI 사업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소버린 클라우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