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에 찾아온 가을 장마…쌀·배추값 급등 우려[Pick코노미]

2025-10-13

이달 들어 때아닌 가을 장마가 이어지면서 농작물 작황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휴 기간 농작물 침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습한 환경이 장기화되면 병충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서다. 특히 벼 추수 철을 앞두고 가뜩이나 불안한 쌀값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벼 깨씨무늬병 발생 면적은 3만 6000㏊에 달한다. 이는 9월 말 기준으로 10월 연휴 기간 피해 면적까지 집계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깨씨무늬병은 벼 잎에 깨씨와 같은 검은 반점이 생기고 낱알이 말라붙는 곰팡이병이다. 이 경우 벼 생산량이 감소하고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

지난해 깨씨무늬병 피해 면적은 1만 5000㏊였다. 올해는 추석 연휴 전까지 집계한 피해 면적만으로 이미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섰다. 깨씨무늬병의 10년 평균 피해 면적이 1만 6000㏊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피해 면적은 유독 넓다.

깨씨무늬병이 확산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기상 여건이 꼽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 병은 곰팡이병의 일종인데 기온이 높고 습하면 곰팡이가 잘 퍼진다”며 “최근의 확산세는 비 오는 기간이 길었던 탓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쌀값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쌀 소매가격은 이달 10일 기준 20㎏에 6만 7351원을 기록해 지난해(5만 2980원)에 비해 27.13%나 뛴 상태다.

병해충 피해가 확산하면 쌀 생산량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수확기를 앞두고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며 대규모 벼멸구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전국에서 벼멸구 피해 면적이 약 3만 4000㏊에 달했는데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큰 피해 규모였다.

정부는 지난해 가을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공공 비축 물량 36만 톤에 더해 26만 톤의 쌀을 추가로 매입해 시장격리했다. 지난해 쌀 초과 생산량은 12만 8000톤으로 예상됐지만 쌀값 방어를 위해 이보다 많은 양을 사들인 셈이다. 그러나 가을 벼멸구와 침수 피해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초과 생산량이 5만 6000톤으로 줄어든 것이 올해 쌀값 상승의 원인이 됐다.

정부는 기상과 쌀 수급 여건을 고려해 올해 매입 물량은 전년보다 줄이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열고 올해 예상 초과 생산량 16만 5000톤 가운데 10만 톤을 시장격리한다고 밝혔다.

김장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배추 농가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모습이다. 아직까지는 가을배추 생장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지만 장마가 더 길어지면 안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강수량이 많았던 일부 농가에서는 배춧속이 썩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김장용인 가을배추는 통상 8월 중순 이후 심기 시작해 10월 말~11월 초에 수확한다. aT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배추(상품) 10㎏ 가격은 1만 8920원으로 작황이 양호해 지난해(2만 8768원)에 비해 24.2% 저렴한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가 이어지는 만큼 꾸준히 생육 관리를 강화하며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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