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베선트와 회동···“미국 3500억달러 선불 요구 막을 수도”

2025-10-16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미국 측이 ‘3500억달러 대미투자’의 선불 요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어제 주요20개국(G20) 회의에 가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났다”며 “3500억달러 선불 지급 요구에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은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 확보가 한국에도 좋고, 미국에도 좋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베선트 장관이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미국이 할 수 있는 협력이나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우리와 소통을 잘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처음에는 3500억달러를 한꺼번에 내라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베선트가 이해하고 있다”며 “베선트 장관을 통해 미국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협상 초기와 달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의 한국 외환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러트닉과 7월 말에 만나고 안 만났다. 제 창구는 베선트”라면서 “(베선트에게) 내부에 (한국 입장을) 이야기해달라고 했으니 그 부분은 이해가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다.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통상 협상의 본체는 러트닉 장관과 진행 중이고, 협상 결과에 따라 외환 소요가 달라질 수 있다”며 “협상에 따라 필요한 외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화스와프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고 많이 할 수도, 적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 ‘원 오브 뎀’이 통화스와프”라며 “지금 시점에서 이게 완전히 필요하다고, 필요 없다고 (보기도 어렵고), 많이 하고 적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외환을 조달하는 방법은 통화스와프든 차입이든 통화공급 확대든 다양하다”며 “계획에 따라 조달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의 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협상이 유동적이라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APEC 전까지 90% 정도 맞추고 정상 간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관세 25% 인하 문제는 속도를 내는 게 좋기 때문에 빨리 하려고 하지만, 반드시 APEC 전에 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국익에 맞고 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관세 협상이 빨리 타결되면 무조건 환율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관 장관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미국 관리예산국(OMB)을 방문해 미국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현재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3박5일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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