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25일로 예정된 가운데 최근 워싱턴 DC의 주요 정치 매체에 이 대통령을 '반미주의자'로 소개하는 칼럼이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더 힐(The Hill)’은 홈페이지에 "한국의 반미주의자 대통령이 워싱턴에 올 예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해당 칼럼은 미국보수연합(ACU) 소속의 중국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가 작성했다.
고든 창 변호사는 해당 글에서 "이 대통령은 맹렬한 반미(反美)주의자"라며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occupying force)'으로 불렀다"고 했다. 또 "미국이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를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며 비난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해당 글에서 "25일로 예정된 회담은 한미 지도자 간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미국과 동조하면서도 1953년 6·25 전쟁 이후 체결된 군사 동맹인 한미 동맹의 근본적 기반을 약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는 한미 연합 훈련 축소, 내란 특검의 오산 기지 압수 수색을 꼽았다.
고든 창 변호사는 또 "이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은 워싱턴과의 긴밀한 관계를 반대하고 북·중과 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온 역사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과거 한국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같은 여러 좌파·반미 성향 대통령들을 겪어왔고, 워싱턴 DC에는 미국이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견딜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면서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더 단호하다. 한미 동맹이 살아남지 못할 수 있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글에서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인도적인 조건'하에 구속돼 있으며,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정부를 마비시키기 위해 22건의 탄핵 소추안을 제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설명했다.
고든 창 변호사는 트럼프와 가까운 보수 성향 인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달 5일 자신의 X에 글을 올려 "이재명 정부는 반미 인사들로 가득 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해 2월 메릴랜드에서 열린 ACU 주최 행사에서는 트럼프가 직접 "위대한 고든 창"이라 부르며 치켜세우기도 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을 열흘 가량 앞둔 시점에서 이번 기고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해당 기고는 외부 필진의 글로 '더 힐'의 입장과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