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과 사우이다라비아 양국 정부가 국내 중소벤처기업 중동 시장 진출 지원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주사우디대사관, 사우디 정부와 협력해 다음달 7일부터 '중소벤처기업 중동 진출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중기부와 주사우디대사관은 사우디 정부와 긴밀한 협력하에, 진출 대상 기업을 현지에서 직접 선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맞춤형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앞서 대사관은 지난 4월부터 사우디 정부 부처 및 기관 9곳을 20차례 이상 방문하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우수성과 협력 필요성을 설명했고, 중기부도 관련 기관과 협업해 예산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다졌다.
사우디 투자부를 중심으로 통신정보기술부, 관광부, 스포츠부 등 3개 부처와 HUMAIN(사우디 AI 총괄기관), Red Sea Global, Al Murabba, SVC, Waed Ventures 등 6개 정부 및 민간 기관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은 선발 기업 평가를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사우디는 최근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높은 성장률과 시장 잠재력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정부 규제와 문화·종교적 이질성 등으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에겐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어 왔다. 실제로 사우디는 GDP 1.1조 달러 규모의 중동 최대 시장임에도, 한국 중소기업의 대사우디 수출은 10억 달러로 전체 중소기업 수출의 0.9%에 불과하다.
이번 사업은 AI 분야 10개, 바이오·헬스 7개, 관광·엔터테인먼트 5개, 스마트시티·건설 5개 기업을 각각 선발하며, AI 분야는 창업 10년 이내의 스타트업만 신청 가능하다. 나머지 분야는 일반 중소기업이면 신청할 수 있다.
참여기업 모집은 다음달 24일까지 진행되며, 서류평가와 사우디 전문가가 참여하는 8월 대면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선정된 기업은 9월 말 사우디를 방문해 현지 정부기관 인터뷰, 투자 유치 설명회, 네트워킹 행사 등에 참여하고, 사우디 측 기관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특히, 사우디 AI 총괄기관인 HUMAIN은 기업당 최대 200만 달러 규모의 사업 위탁 또는 지분 투자 의향을 밝히는 등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단, 적정 기업이 없을 경우 투자나 위탁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문병준 사우디 대사대리는 “그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사우디 정부와 수많은 논의 끝에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협력사업이 마침내 추진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건설 및 방산 중심의 대기업 위주 사우디 진출 구조가 AI 등 첨단 분야의 스타트업 중심으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순배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사우디는 시장 규모, 구매력, 성장성을 모두 갖춘 핵심 전략시장으로, 우리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화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반드시 진출해야 할 곳”이라며, “중기부는 관련 기관과 함께 K-원팀을 구성해 우리 기업이 제2의 중동붐을 이끌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부와 주사우디대사관은 참가기업의 이해를 돕고 지원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두 차례 사전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설명회는 7월 8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 7월 10일 대전역 KTX 회의실에서 각각 진행되며, 지원사업 개요, 사우디 경제 현황, 참여기관 소개, '비전 2030' 등 관련 정보가 안내될 예정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