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성추행 논란…선수가 “성추행 아니다”, 왜 화해가 안될까

2025-11-26

최근 인천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결승선에서 발생한 선수와 감독 간 성추행 논란이 성추행이 아닌 것으로 굳어지고 있다. 해당 선수는 SNS와 소속 지방자치단체와의 면담에서 “성추행이라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수민(삼척시청)은 지난 23일 인천 국제마라톤(인천 송도) 결승선에서 여자 국내부 1위로 골인했다. 그 순간 뒤편에 있던 김완기 삼척시청 감독이 수건을 덮어주며 이수민을 강하게 잡았다. 이수민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감독 손길을 강하게 뿌리쳤고, 이 장면이 중계 화면과 SNS 등에 노출되면서 성추행 논란이 일었다. 삼척시청은 현재 이수민과 김 감독을 따로 만나 당시 상황과 의도, 합의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삼척시청 관계자는 26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수민에게 조심스럽게 확인한 결과, 본인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수민은 앞서 SNS에서도 “성추행이라 단정했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 성적 의도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한 통증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관계자는 “김 감독과 만나 자초지종을 파악했다”며 “김 감독은 이수민을 만나려고 하지만, 이수민이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회 현장 결승선을 목격한 한 육상인은 본지에 “이수민이 앞으로 넘어질까 걱정될 정도로 힘들게 골인했다”며 “넘어질까 봐 그랬는지 몰라도 김 감독이 조금 더 강하게 잡은 것은 맞지만, 성추행 의도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수의 마라톤 관계자와 전직 선수들도 “김완기 감독은 성추행 할 사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수민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SNS에서 “당시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옆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다”며 “그 순간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팔이 압박된 채 구속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그때는 상황 파악조차 어려웠고, 이후 앞으로 걸어나오면서 그 행동을 한 사람이 감독님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먼저 감독님을 찾아가 ‘골인 직후 너무 강하게 잡아당기셔서 통증이 있었다’, ‘그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적었다. 또한 이수민은 “내가 순간적으로 뿌리친 행동이 감독님께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도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선수는 감독에게 사과했지만 감독은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그는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수민은 “구체적인 사과나 인정은 전혀 없었고, 말을 돌리는 식으로 대응하셨다”며 “나에게 논란이 되었던 행동에 대한 사과도 없었고, 이후에도 개인적·공식적인 어떤 사과나 연락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삼척시청에 “더 이상 김 감독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계 인사들에 따르면 이수민과 김 감독은 평소 관계가 썩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평소 좋지 않던 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이번 결승선 돌발 행동으로 표면화된 것으로 보인다. 삼척시청 관계자는 “두 사람의 만남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사건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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