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기의 문화기행] 짬뽕(呷崩 jiabeng)의 유래

2025-04-18

중국은 영토가 넓은 만큼 방언도 다양하다. 중국어의 방언에는 북부·중부·서부에서 사용하는 관화, 남동부에서 사용하는 우어(吳語), 민제어(南語), 민베이어(闽北語), 간어(贛語), 커자어(客家語), 민난어(闽南语), 샹어(湘語), 웨어(粵語) 등이 있다. 전통적으로는 8개, 지역에 따라 7~8개의 성조가 있으며 광둥어와 마찬가지로 입성(入聲)이 있다.

민난어(闽南语)는 주로 푸젠성과 타이완에서 쓰인다. 민(闽)은 푸젠(복건福建)을 간략히 일컫는 말이다. 민난어(闽南语)는 북방 푸조우(福州) 유형과 남방 샤먼(厦門) 유형으로 나뉜다. 이 민난어 덕분에 짬뽕이 탄생하게 된다.

일본의 나가사키는 1571년 개항한 뒤 외국과 교역이 잦았고 특히 포르투갈과 중국, 네덜란드의 영향을 크게 받아 이국정서가 넘치는 문화의 도시로 발전했다.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중국 복건성, 대만, 광동성 등지에서 많은 중국 화교들이 일본으로 유학 가거나 일하러 왔다. 특히 인접한 복건성(福建省) 사람들이 많이 왔다. 복건성은 해산물이 풍부해 각종 국수에 다양한 해산물을 넣고 지금의 우동처럼 즐겨 먹었다. 일본도 복건성과 흡사해 많은 노동자, 유학생들을 상대로 비슷한 우동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중국어로 밥 먹자! 츠판바(吃饭吧 chifanba)라고 말하고, 복건성 사투리 즉 민난어로는 쟈뻥(呷崩 jiabeng) 이렇게 말한다. 각종 해산물에 국수를 넣고 끊인 지금의 나가사끼 짬뽕이 탄생하게 된다. 쟈뻥을 일본인들이 짬뽕이라도 듣고 이 국수를 짬뽕이라고 명명한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한해협을 건너 부산에 들어오면서 맑은 우동 같았던 짜뻥 짬뽕은 한국인들 아니 경상도 사람들에게는 너무 밋밋했다. 니맛도 내맛도 없었다. 그래서 퓨젼 음식을 만든다.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얼큰하고 맵게 그래서 지금의 짬뽕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때 짬뽕이 수입되면서 단무지(다꾸앙)도 같이 들어오게 된다. 다꾸앙은 일본의 김치다. 다꾸앙 도사가 사찰음식으로 만든 것이 시초가 되어 다꾸앙 도사의 이름을 따 다꾸앙이라 명명하게 되었다. 짬뽕은 한, 중, 일 삼국의 역사와 문화가 복합되어 탄생된다.

우리의 짬뽕 비슷한 중국의 면 요리는 차오마미엔(炒马面), 탕로우스미엔(汤肉丝面)이 있으나 우리의 짬뽕하고는 다르다. 그렇다고 나가사키 짬뽕하고도 또 다르다. 모방 잘하는 일본인들이 나가사키 짬뽕을 만들었고 창조적이고 절대미각인 한국인들이 한국인 입맛에 맞게 한국화 시켜 중독성 강한 짬뽕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오늘 짬뽕을 먹자고 급모임을 할까? 시원한 해물짬뽕을 먹을까? 얼큰한 삼선짬뽕을 시켜 먹을까? 짬뽕이 당기는 날이다.

권오기 여행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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