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과 10년 동안 TPU 공동 설계
빅테크들의 AI 칩 다변화 '병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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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브로드컴(AVGO)이 인공지능(AI) 연산용 반도체 시장의 '맹주'로 재차 조명되고 있다. 'TPU'로 불리는 구글(모회사 알파벳, GOOGL)의 반도체가 엔비디아(NVDA) 아성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다. 브로드컴은 약 10년 동안 구글과 함께 TPU 설계를 다듬어 온 회사다.
◆구글과 10년 공동 설계
브로드컴의 주가는 25일(현지시간) 385.03달러로 2% 상승해 마감했다. 전날 11% 급등에 이은 강세다.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3'가 호평받은 데 이어 메타의 구글 TPU 도입 검토 소식이 잇달아 주가를 들어올렸다. 제미나이3는 브로드컴이 구글과 함께 개발한 TPU로만 훈련한 모델이다.

브로드컴 주가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66%로 최근 급등분을 감안해도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엔비디아 GPU 대안으로 불리는 AI 연산용 'ASIC(주문형반도체)'에서 익히 이름을 알려왔던 까닭이다. 하지만 구글 TPU가 엔비디아 입지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자 주가가 재차 추동력을 얻었다.
브로드컴은 구글 TPU의 공동 개발업체다. 구글이 일종의 '두뇌' 장치인 연산 코어를 설계하면 브로드컴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설계한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입출력 통로, 초당 수백 기가비트 속도로 신호를 전송하는 고속통신 회로, 메모리와 칩을 연결하는 접점 등을 담당한다.
관련 협업 구도에 브로드컴에 대해 '보조적 역할'이라는 시각을 가질 수 있지만 실은 불가분의 관계이자 핵심 역이다. ASIC는 칩 설계 단계부터 고객의 소프트웨어 구조와 연산 패턴에 맞춰 회로 자체가 결정된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의하면 브로드컴은 그걸 어떻게 실리콘 위에 구현할지 담당한다.


이 구도에서 심층 협업은 필수다. 사양 정보를 고객사가 쥐고 있다고 해도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노하우는 브로드컴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가 약 10년간 TPU 7세대에 걸쳐 결속을 유지해 온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출시된 제미나이3 훈련에 쓰인 TPU가 7세대인 아이언우드(TPUv7)다.
◆ "칩 다변화의 병참지"
브로드컴은 빅테크들의 'AI 연산용 반도체 다변화'의 병참지(地)가 돼 가고 있다. 구글뿐 아니라 메타의 연산용 칩(MITA<생성형 AI용이 아닌 광고와 피드의 랭킹·추천 모델 구동에 특화>)도 설계한 데 이어 오픈AI와도 맞춤형 ASIC 설계 계약을 체결해 내년 하반기부터 관련 칩 배치를 시작하기로 했다.
멜리우스리서치의 벤 라이치스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TPU가 엔비디아 GPU 외에 가장 검증된 ASIC"라고 했다. 제프리스의 블레인 커티스 애널리스트는 "ASIC의 수요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했다. 미즈호의 비제이 라케시 애널리스트는 "맞춤형 AI 실리콘의 제왕"이라고 표현했다.

빅테크들의 칩 다변화가 이어질수록 브로드컴의 외형 확대는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칩뿐 아니라 네트워크 부품의 경쟁력 또한 갖추고 있어 매출 증액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회사는 ASIC와 스위치·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NIC), 광학 연결 등을 함께 설계·납품하는 통합형 판매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ASIC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까지 함께 '번들'로 구매할 유인이 크다. ASIC와 네트워크 스위치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하면 상호 호환성이 극대화되는 한편 설계 최적화 덕분에 데이터 이동에 쓰이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조달망의 복잡도가 줄어드는 편익을 얻을 수 있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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