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못쓰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족요금제…국내 이용자차별 개선 목소리

2025-10-18

구글이 광고없이 유튜브를 시청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족결합 요금제를 유독 국내시장에만 제공하지 않고 있다. '유튜브 유목민'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가운데 국민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한국 이용자 선택권과 서비스 품질을 강화할 제도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19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유튜브 고객센터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가족 요금제는 현재 대한민국,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슬로베니아, 아이슬란드에서 이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족요금제는 거주지를 공유하는 4~6인의 가족 구성원이 개별 가입에 비해 저렴하게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유튜브를 광고없이 볼 수 있고, 음악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유튜브가 명시한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 나라에서 제공된다. 미국의 경우 개인 요금제는 13.99달러이지만, 가족요금제는 23.99달러로 약 2배 가격에 5인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은 개인은 월 1280엔(한화 약 1만2000원대), 가족 요금제는 월 2280엔(한화 약 2만1000원대)에 제공한다.

한국은 가족요금제가 없으며, 개인 요금제는 월 1만4900원으로 일본에 비해 비싸다. 일부 국가에서 학생을 상대로 저럼하게 제공하는 학생 요금제도 없다. 가격이 비싸고 결합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는 한국 이용자들은 이른바 '유튜브 유목민'이 돼 환율이 저렴한 아르헨티나, 인도 등으로 우회 가입하는 실정이다. 이들 국가에서 VPN 등을 이용해 가입하면 가족요금제를 3000원~5000원 가량에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한국에서만 가족요금제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지 않지만, 음원 등 콘텐츠 저작권 문제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이 K팝 등 한국 콘텐츠로 세계시장에서 유튜브 영향력을 높이고, 국내시장에서 방대한 부를 창출하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벨라루스와 같은 취급을 받는 데 대해 소비자 불만 목소리가 높다.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이후 동의의결로 음악 끼워팔기가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하기로 결정하고 준비 중이다. 새 상품 출시 준비 과정에서 가족요금제도 출시해야 한다는 소비자 목소리가 높다.

국회와 통신업계에서는 국민 생활 영향력이 높은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부가통신사 이용약관 신고제를 들 수 있다. 정부가 국민 영향력이 큰 일정규모 이상 부가통신사 이용약관 신고를 접수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과도한 요금인상, 이용자 차별 요소 등을 점검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유튜브 한국 이용자 차별을 지적해온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족요금제·학생요금제 문제를 지적했지만, 시간이 걸린다고 답변해놓고 1년이 지나도 도입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구글이 여전히 한국시장을 봉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이용자 차별 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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